[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편향성 논란을 빚고 있는 KBS를 두고 수신료 거부 운동까지 일어나는 가운데, ‘KBS 공정성 및 수신료 징수 개선방안 토론회’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자유한국당 ‘KBS 헌법파괴 저지 및 수신료 분리징수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대출 의원과 김종문 KBS시청료거부운동본부장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박 의원은 토론회 개회사에서 “기울어진 언론 환경과 이념보도에 치우친 혹세무민을 바로잡고자 한다”며 “KBS 안팎으로 깨어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수신료 징수 관련 법안 통과 등 KBS를 위해 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뒤이어 축사에 나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도 바뀌어야 하지만, 언론이 안 바뀌면 세상이 안 바뀐다”며 “KBS의 편파적인 출연자 구성이나 프로그램 편성 등은 국가기관 방송으로서 모든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시청료가 자동으로 걷히고 있어 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도 있다”며 “(KBS가) 스스로 매질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도 일침을 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KBS가 정권의 방송이 아닌 국민의 방송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 ‘KBS 수신료 분리특위’를 발족했다”며 “언론 권력의 독점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지금의 언론환경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어 당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토론회에 발제로 나선 이인철 변호사는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및 공영방송의 현실 △공영방송의 편파적 운영과 공정성 상실 △수신료 징수 개선 방안 등 주제를 제시했다.
한국납세자연맹 법률지원단장인 이경환 변호사는 수신료 강제부과 및 강제징수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시청자들이 내는 수신료는 KBS 방송 매출의 4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고, 연간 6500억 원에 달한다”며 “막대한 수신료 수입에도 불구하고, KBS의 부채는 6000억 원을 넘고 시청률은 매우 저조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별도의 요금을 내고 케이블 TV나 IPTV로 (TV를) 시청하는 가구가 크게 늘었는데, 이들 입장에서는 KBS 수신료를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는 것은 이중납부라는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수신료 납부 여부는 이용자의 자유의사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규형 KBS 전 이사도 “무려 64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수신료로 받고 있는데, 효율경영을 하게 되면 흑자를 볼 수 있다”며 “구조적으로 KBS가 만성적자임에도 불구하고 2016년과 2017년 흑자로 돌아서자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는 보너스를 요구해 직원들의 평균연봉이 1억 원이 넘는 고비용 저효율 현상이 발생했다”고 날을 세웠다.
법무법인 주원의 김진욱 변호사는 KBS가 수신료를 한국전력을 통해 위탁 징수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꼬집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징수한 공영방송 수신료 중 징수 수수료 명목으로 한전에 지급된 금액이 1000억 원 이상이라고 한다.
관련해서 김 변호사는 타 국가들의 공영방송 수신료 납부 및 운영 상황을 비교하면서 광고수입 없이 전적으로 수신료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의 일본 NHK 사례를 인용했다. 수신료로만 방송사를 운영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김종문 KBS시청료거부운동본부장 역시 KBS를 향해 “편파, 왜곡 방송으로 정권의 시녀가 됐다. 자유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말살하는 방송이 돼버렸다”며 “KBS 시청료 거부 운동을 전개하고 공영방송 폐지를 요구하는 것도 이런 방송 행태에 대한 국민의 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조형곤 전 EBS 이사는 “수신료를 분리 고지하려면 시청료를 대폭 올리지 않고는 방법이 없다”며 “대안으로 KBS 1TV와 2TV를 분리해 1TV는 보도 기능으로 시청료를 주고, 교양‧오락‧연예 부분은 2TV가 맡아 민영 수신료의 길을 밟아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