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휴스턴 애스트로스 지명을 받은 고교생 왼손 투수 브래디 에이켄(19)이 끝내 휴스턴의 계약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MLB.com 홈페이지 캡처 |
AP통신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휴스턴과 에이켄이 협상 마감일인 19일(한국시간)까지 계약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계약을 거부한 에이켄은 메이저리그 규정에 따라 2017년부터 다시 드래프트에 나설 수 있다. 만약 에이켄이 2년제 대학에 다니거나 독립리그에서 뛸 경우 2015년 드래프트에 나설 수도 있다.
잠시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접은 에이켄은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 진학할 예정이다.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선수가 지명한 구단과 계약하지 못한 것은 1971년 대니 굿윈과 시카고 화이트삭스, 1983년 팀 벌처와 미네소타 트윈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지난달 6일 열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에이켄을 뽑은 휴스턴은 이틀 뒤인 지난 6월8일 에이켄과 계약금 650만달러(약 66억9000만원)에 합의했다.
그러나 6월24일 휴스턴으로 날아간 에이켄이 피지컬테스트를 받은 뒤 휴스턴의 태도가 변했다. 휴스턴은 에이켄의 왼 팔꿈치 상태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계약금을 316만8840달러까지 줄였다.
이번 주 초 에이켄의 에이전트인 케이시 클로스는 "휴스턴이 에이켄의 계약금을 깎고 또 다른 신인 선수 맥 마샬의 계약금을 늘려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휴스턴의 제프 루나우 단장은 "오늘 몇 차례 만났다. 이유가 무엇이든 상대편에서 답을 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별다른 성과가 없는 협상이었다. 우리는 노력했고, 최대한의 조건을 내밀었는데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휴스턴 구단은 성명을 통해 "모든 요소를 고려해 공정하게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메이저리그선수노조(MLBPA)의 토니 클락 위원장은 "에이켄이 메이저리거라는 그들의 꿈을 실현하는 한 걸음을 내디뎠어야 한다"며 "하지만 휴스턴의 행동이 그들의 앞길을 막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노조와 에이켄, 클로스는 법적 대응할 방법을 찾고 있다.
그러자 MLB 사무국은 휴스턴의 편을 들고 나섰다. MLB 사무국의 댄 할렘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휴스턴을 지지한다. 휴스턴이 적합한 절차에 따라 행동했다는 것을 믿는다"고 했다. [미디어펜=임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