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27일 전당대회를 황교안 후보를 당 대표로 선출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의 눈은 4만2653표를 얻어 2위 자리를 차지한 오세훈 후보에게 쏠린다. 오 후보의 2위 차지는 한국당의 당심(黨心) 일부가 ‘외연 확장’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방증이라서다.
오 후보는 전당대회 국면에서 줄곧 ‘확장성’에 강점이 있음을 내세워왔다. 이는 ‘5·18 폄훼 논란’이 불거질 때나 태극기 세력이 목소리를 키울수록 더욱 부각됐다.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김진태 후보를 큰 폭으로 앞서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해석이 따른다.
앞선 여론조사에서도 오 후보의 강점은 확인된 바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황 당선자(22%)보다 높은 37%의 지지율을 얻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49%, 무당층으로부터 23% 등 지지를 얻은 점은 오 후보의 확장성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도 반영 비율 30%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2위에 등극하게 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오 후보는 이 성적표를 무기 삼아 당내 확장성의 아이콘으로 등극할 공산이 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극복’을 기치로 내세우며 당심을 잃었던 양상과는 달리 다가올 총선이나 대선 등 ‘당대 당’ 선거에서는 확장성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앞선 선거전 당시 오 후보는 “제 약점은 당내에 국한된 만큼 여당이 공격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오 후보가 당내에서 입지를 만들기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 과거 서울시장직을 사퇴하면서 보수의 몰락이 시작됐다고 하는 ‘원죄론’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바른정당에 몸담았었던 부분들은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장애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황 후보자의 당선으로 안정기에 접어든 당이 다시금 확장성을 택한 일부 당심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전당대회를 거치면서도 계파 간 세 대결 양상은 사실상 보이지 않았던 만큼 이 같은 우려가 기우에 그칠 거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지난 19~21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고,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이 쓰였다. 응답률은 16%다.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함께 출마했던 오세훈(오른쪽), 김진태(왼쪽)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