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알짜배기 노선’으로 알려진 인천~울란바타르 노선에 대한 추가 운수권이 아시아나항공에 배분됐다. 이로써 30년 간 독점이 깨지게 됐지만, 해당 노선에 대한 운항 횟수와 좌석수를 동시에 제한한 것은 아쉬운 협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6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운수권 3회를 아시아나항공에 배분했다. 국토부의 이 같은 결정으로 대한항공이 30여년 간 독점해온 몽골 노선에 새로운 경쟁자가 탄생했다.
당초 몽골노선은 한국과 몽골의 항공협정 체결 이후 국적 항공사 1곳만 운항하는 ‘독점 노선’으로 유지돼 왔으나, 이번 국토부의 결정으로 이 체제가 깨지게 됐다.
이에 기존 사업자인 대한항공은 “노선 성장을 억누르는 조치”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번 노선 운수권 배분 결과는 국토부가 대한항공에 부여한 ‘좌석수 제한 없는 주6회 운항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한항공은 “인천~울란바타르 노선 운수권 배분 결과는 국토부가 대한항공에 이미 부여한 ‘좌석 수 제한 없는 주 6회 운항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이는 당사의 운항 가능 좌석 수 중 일부를 부당하게 회수해 타 항공사에 배분한 것으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는 유감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또 이번에 배분된 노선이 주3회 총 833석인 것도 ‘불합리한 협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내 청사에서 이륙을 기다리고 있는 여객기들 /사진=연합뉴스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200석 미만의 소형기종이 주력이어서 주 3회로는 833석의 공급석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처음부터 아시아나항공 밀어주기가 아니었냐는 비판이다.
앞서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과 LCC인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이 운수권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LCC 업계들은 대형항공사 2곳만 들어가면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없고 복수 취항체제로 꾀한 독과점 해소 효과도 없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만은 막자는 입장이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과 경합을 벌였던 LCC들은 배분 결과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편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낸 한-몽골 간 항공회담이 전례 없는 불평등한 조건으로 이뤄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항공회담이 이뤄지기 직전까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에 주 6회 운항 횟수 제한만 있었을 뿐 별도로 공급석 제한은 없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공급석 제한이 없었던 조건을 없애고, 공급석을 제한하는 것으로 협상을 이끌어냈다.
이에 대한항공은 “만약 기존대로 공급석의 제한 없이 몽골 측과 같은 주 11회를 운항할 수 있도록 했다면, 대한항공이 가지고 있던 기득권도 보호해주면서 다양한 항공사들이 해당 노선에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줄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국토부의 이번 결정을 통해 30여 년간 지속돼온 독점 체제가 깨졌다는 건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도 “몽골과의 회담에서 운항횟수와 좌석 수 모두를 제한한 것은 몽골 측에 끌려간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 결정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노선 배분은 국토부의 운수권 배분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결정이 된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함으로써 만성적인 공급부족과 높은 운임이 팽배하던 노선에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 소비자들에게 편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