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총알 배송'과 '새벽 배송' 등 국내 유통업체 간의 배송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베트남 현지에서도 국내 유통업체들이 배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이들은 주로 베트남에서 주력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를 통한 배송을 펼치고 있으며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베트남 현지에서 대형 할인점 최초로 'SPEED L(스피드 엘)'이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한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스피드 엘'은 롯데마트가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쇼핑몰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베트남에서 호찌민과 하노이 등에서 1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은 15만동(약 7000원) 이상 구매하면 10km 이내에 한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무료 배송을 시행하고 있다. 5km 이내는 1시간 배송도 가능하다.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그랩 홍보부스가 설치되어 있다./사진=미디어펜
롯데마트 베트남법인 정성원 팀장은 "고객은 상품 배송 날짜와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며 "롯데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과 즉시 배송 서비스는 바쁜 베트남 워킹맘들의 가려움을 긁어준 것으로 보이며 또한 호텔 배송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여기서 더 나아가 지난해 12월부터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그랩과 손을 잡고 배송 시장을 더욱 키우고 있다. 그랩의 오토바이 배송 서비스인 '그랩 익스프레스'를 통해 호찌민에서 이 서비스를 시행하고, 모바일 앱에서 배송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함으로써 베트남판 O4O(오프라인을 지원하는 온라인)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 그랩과 손잡고 3월 베트남 전역 배송 서비스
롯데마트는 3월부터 이 서비스를 베트남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내에는 '그랩 라운지'도 오픈할 예정이다.
정 팀장은 "3월 그랩과 베트남 전역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으며, 베트남 언론 등에 대대적으로 알릴 계획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향후 출점할 매장은 대형마트 형태가 아닌 기업형 슈퍼마켓(SSM) 형태로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매장들도 그랩을 활용한 '스피드 엘'의 전초기지 역할을 예정이다.
또한 롯데마트는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대로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최근 롯데마트의 오프라인 성장세는 15%대이지만, 온라인은 100%대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마트 강민호 베트남법인장은 "베트남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사업자 중 '스피드 엘'이라는 자체적인 이커머스를 만들고 근거리 배송을 하는 곳은 롯데마트가 유일하다"라며 "특히 베트남에서도 모바일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며 고객들이 신선식품에 신뢰를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PB제품들./사진=미디어펜
롯데마트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대형마트 등 현대적인 마켓은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는 재래시장과 노점상들이 차지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대형마트의 성장세는 꾸준할 것이라고 보는 근거이다.
또한, 1억명의 베트남 인구 중 85%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약 4000만명 정도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국민의 평균 연령이 29세라는 점도 향후 온라인 및 모바일 성장세가 높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이다.
강 법인장은 "'스피드 엘'을 통해 온라인 쇼핑과 배송을 확대하고 PB브랜드인 '초이스 엘'을 통해 PB상품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며 "또한 향후 출점은 하노이를 중심으로 북베트남쪽으로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이마트 고밥점./사진=미디어펜
이마트 호찌민 고밥점 12km 이내 4시간 무료 배송...올 상반기 2호점 오픈 계획
베트남 호찌민 고밥 지역에 1호점을 운영하는 이마트 역시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마트는 20만동(1만원) 이상 구매하면 12km 이내에 4시간 내 무료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가전과 대형생활용품은 20km 이내 무료 배송을 시행하고 있다. 5km 이내에는 1시간 안에도 배송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 전체 매출의 약 10%가 이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는 온라인몰도 운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오프라인 이용 고객이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마트 베트남법인 이형순 팀장은 "베트남 국민은 아직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매장에서 쇼핑하고 배송 서비스를 맡기고 마트에서 식사까지 해결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에 호찌민 고밥점 인근에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마트 고밥점에서 현지인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호찌민(베트남)=미디어펜 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