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짧은 단독회담과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갖는 것으로 1박2일 ‘핵 담판’을 시작한다.
두 정상은 27일 저녁 약 2시간 동안 만남을 시작으로 28일 최소 3차례 회담을 갖는 등 모두 5~6차례가량 만나며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북 정상이 만나는 처음 만나는 27일 만찬 분위기에 따라 이번 회담의 성패 여부가 드러날 전망이다. 두 정상이 첫 대면하는 미니 단독회담에서 협상의 윤곽이 잡히면 ‘3+3’으로 압축된 만찬에서 협상 기류가 감지될 전망이다.
27일 만찬에 미국측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참석한다. 북측은 김정은 위원장 이외의 참석 인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1부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정상의 친교 만찬은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로 정해졌다. 양 정상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서는 만찬 대신 오찬을 진행했다. 만찬은 오찬보다 좀 더 여유가 있는데다 앞서 짧은 단독회담 이후 이어지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의 기류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하노이에 도착하자마자 북한대사관을 찾아 실무협상 결과를 보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밤늦게 하노이에 입성해 실무협상팀을 만났다. 따라서 친교 만찬에서부터 양 정상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후6시15분(현지시간) 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 도착한다. 15분 뒤인 오후 6시30분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다. 이후 두 정상은 오후6시40분부터 20분가량 단독으로 회담을 가진 뒤 오후7시부터 시작되는 ‘친교 만찬’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인 메리어트 호텔로 출발하는 시간은 오후8시35분으로 예정돼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환영단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본격적인 정상회담이 열리는 28일에는 최소 세차례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둘째날 회담 장소도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이다.
미 정부는 양 정상의 단독회담과 양쪽 대표단이 배석하는 확대회담에 이어 업무오찬을 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확대회담에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볼턴은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하노이 현지에 있다는 사실을 직접 알리면서 “앞으로 이틀동안 논의할 것이 많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단독정상회담과 업무오찬, 확대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하노이선언’에 서명하면서 일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지난 싱가포르에서 카펠라호텔 정원을 산책한 것처럼 이번에도 회담 전후로 ‘친교 이벤트’가 마련될 수 있다. 하노이 회담장인 메트로폴호텔에도 구관과 신관을 연결하는 위치에 프랑스풍 정원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 양 정상이 ‘친교 산책’까지 함께한다면 전날부터 이틀동안 모두 6차례 만나게 된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공동 지가회견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한다면 북한으로서는 파격 행보로 기록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후 28일 오후6시 하노이를 떠나 워싱턴 DC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공식 친선방문’ 형식으로 베트남에 남아 3월2일까지 현지에서 머물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 11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에 앞서 응우옌 푸 쫑 국가주석과 만나 확대회담과 무역협정 서명식을 하고, 이날 정오에 정부청사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회담 및 업무 오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