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경영을 책임지겠다는 의미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 빠르게 대처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로운 정의선 체제에서 전문성과 신속성을 겸비하고 오너의 실질적인 책임경영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27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각사는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두 회사는 다음달 22일 주주총회를 직후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것 외에 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는 적은 없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빠른 혁신과 변화를 위한 것으로 과감한 도전을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다"며 "현대차는 오너가 대표이사직을 맡아 책임경영을 해온 전통이 있는 만큼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경영을 총괄하는 만큼 경영자로서 책임까지 지겠다는 것으로 기업과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되고 기아차와 현대제철의 사내이사까지 맡고 있어 직책만 놓고 보면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넘어선다.
정 부회장은 이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젊은 혁신 리더십을 발휘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정면 돌파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체의 정체와 침체기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저력이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브랜드가 규모를 줄이고 있고 새로운 분야로 뻗어나가야 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기업들은 내연기관의 차량위주에서 전기차와 수소연료전기차, 자율주행차, 차량공유서비스 등과 같은 새로운 모빌리티 비즈니스 패러다임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왼쪽부터) 조길형 충주시장,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이 시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런 시점에서 타 기업들에 비해 조금은 유리한 입장이지만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중국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IT기업들의 연합으로부터 현재의 위치를 방어해야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해 3분기 품질 이슈가 발생해 사상 최악의 영업실적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현대차의 지난해 전체매출은 2017년 대비 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에 가까운 47.1%가 줄었다. 현대·기아차로 범위를 확대해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며 지난해 판매목표역시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판매실적 목표달성을 한 것은 지난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목표를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올해는 예년에 비해 조금은 보수적으로 잡고 판매보다 수익성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며 오너가로서의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이번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진급이후 수소차 비전 202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7조6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차량공유서비스 업체들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ICT 융합, 공유경제, AI, 스마트모빌리티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독려하고 추진력 강한 리더십을 발휘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