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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회담]8개월만의 '악수'…"굉장한 잠재력" "인내의 시간"

2019-02-27 22:42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27일(현지시간) 베트남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VTV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도널드 트럼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8개월만에 다시 손을 맞잡았다.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이날 오후 6시30분(현지시간) 다시 만난 두 정상은 서로 엇갈려 세워져 있는 성조기와 인공기 앞에서 악수했다. 

여유로운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김정은 위원장은 다소 긴장한 모습도 보였다. 자리가 바뀌어 두 정상이 좌석에 앉아서 환담을 나눌 때 김정은 위원장은 “생각해보면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던 것 같다”며 “이번에는 보다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번째 회담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생각하고, 이번 회담에서도 큰 진전이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구축해왔고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굉장히 큰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북한이 앞으로 경제적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 큰 회담이 있다. 내일 중에 기자회견장에서 보겠다”며 기자회견을 예견했다. 

양 정상은 통역을 대동한 단독회담을 이어갔으며, 이어 7시쯤부터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찬은 사실상 처음으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공식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 비해 만찬은 시간제약이 없다는 점에서 보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 

특히 친교 만찬에는 미국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이 배석했고, 북측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해 사실상 협상 분위기를 연출했다. 따라서 양 정상이 만찬에서 기싸움으로 이어갔다면 다음날 본게임인 정상회담에 영향을미칠 수밖에 없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이례적으로 ‘친교 만찬’으로 시작된 것과 관련해서는 미완의 1차 북미 정상회담의 연속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랜 공백이 있었던 만큼 양 정상의 결단이 반영되면서 비핵화 협상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양 정상이 친교 만찬을 진행하는 동안 얼마나 상호 신뢰를 확인하느냐에 따라 양국의 실무협상팀이 작성할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 경제적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야 한다고 맞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의제인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및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는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폐기도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으며, 이날 만찬에서도 제재 완화를 적극 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따라서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검증 가능성 여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검증을 북한의 비핵화의 '입구'로 보고 양보없이 밀어붙일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검증 절차에 쉽게 동의하지 않고 대북제재 해제의 마지막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관계 정상화의 일환으로 종전선언에 합의하고,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를 용인할 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 이전에 미국이 종전선언에 합의할 경우 제기될 우려와 비판을 의식해할 '평화선언'으로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있다. 아울러 이번에 한국전쟁 당시 미 전사자의 유해 송환 사업을 공동조사 등으로 확대할지도 관건이다. 미국은 제재 완화 대신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을 용인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예상되는 의제 외에 거시적인 플랜이 타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 모두 협상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비핵화 로드맵에 준하는 합의문 조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거시적인 플랜이 하나 제시되고 그 다음에 지금 단계에서 현실적인 액션 플랜이 포함되는 합의문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말처럼 오랜 고민 끝에 북미 정상이 마주한 만큼 현실적으로 이행 가능한 출발점 마련에 양국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영변 핵시설 동결로 양국이 비핵화의 입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고, 다만 이번에 비핵화의 출구 시점까지 타결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또 하나 관심 있게 봐야 할 것은 미 전사자 유해송환이 궁극적으로 제재 완화와 연계될지 여부로 공동 발굴까지 확대될 경우 인원과 장비 반입이 필요한 만큼 제재 예외나 유예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 정상은 회담 이틀째인 28일에는 오전 일찍부터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오찬을 함께한다. 이 자리에서 지난해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미 전사자 유예송환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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