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꾸준한 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을 통해 유동과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조업 생산성 향상의 유일한 길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회위원회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가진 뒤 '수출은 제조업의 경쟁력에서 비롯된다'는 견해를 밝힌 뒤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키로 했다.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이날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
Q. 최근 통계청장 인터뷰 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나 GDP 흐름으로 봤을 때 2017년 2~3분기가 경기정점이었을 것이라는 게 있었다. 한은 금리 인상은 그 이후인데, 정점 이후 금리를 올려 너무 늦었다는 비판도 있을 것 같다.
통화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경기뿐만 아니라 물가 그리고 금융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다. 동행지수라던가 일부 경기지표의 움직임, 또 그것을 기초로 한 경기 국면의 정점, 저점만 가지고 당시 통화정책의 결정이 적절했는지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금리 인상했던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 설명하겠다.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는데 그 결정은 금통위가 잠재 성장률 수준의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또 물가상승률의 목표 수준에 근접한 상황, 그리고 금융 불균형 누중 위험에 대응할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다. 2017년 경기 국면의 정의상, 2017년 3/4분기나 2/4분기가 정점이었다고 그렇게 정의하더라도 그 이후에 한 번 성장 흐름을 보면 사실상 그 성장세는 그 정점을 유지한 수준이며 수축으로 돌아섰던 상황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11월 인상 시에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조한 성장세 지속돼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준금리 결정은 경기순환 지표의 움직임만 고려해야 할 부분 아니다. 거시경제와 금융경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금융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부합하는가를 판단해서 결정 내린다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한다.
Q. 대출 금리 움직임 관련. 최근 은행권의 가중 평균금리 보면 지난 달에 낮아져서 2017년 10월 수준으로 돌아왔다. 미국이 금리 올리지 않는다고 해서 시중금리가 낮아지는 움직임 보이고 있는데, 오히려 시중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면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있는데 어떻게 판단하는지.
지난 12월 금리 인상 이후에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가계대출 금리가 소폭 낮아졌다. 이는 연동금리로 취급되는 가계대출 금리는 올랐지만 고정금리로 취급되는 주담대 금리가 장리 시장 금리가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의 결과로 본다. 그렇지만 신규 취급되는 가계부채 금리의 움직임만 보고 가계 대출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 하는 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신규 취급이 아닌 잔액 기준 보면 그 대출 금리는 꾸준히 상승됐고 지난해 11월 인상 이후에도 잔액 기준 대출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그런 상황이다. 또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하게 되면 수신금리 상승을 통해서 가계의 예금 요인을 높이고 그에 따라 대출 수요를 낮추는 그런 요인으로 분명히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가계대출 증가 흐름 보면 지난 2차례 기준금리 인상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대책에 보완적으로 작용하면서 대출 증가세의 둔화에 기여했다고 판단되고 있다.
Q. 미 연준(Fed.)이 스탠스를 완화적으로 바꾸고 있고, 미국 호주 중국 일본처럼 주요국 중앙은행도 통화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스탠스 변화가 한은이 통화정책하는데 있어 중요한 고려 사안인가? 글로벌 흐름이 한은에 주는 시사점에 관해서도 설명 부탁한다.
미 연준이라던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글로벌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들 중앙은행들의 정책 결정은 우리 국가 정책 운용하는데 있어서도 하나의 고려 요인으로 하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미 연준과 ECB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조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들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늦춰진다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고 시장금리의 상승도 제한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자본 유출이라던가 경기둔화 우려가 완화되면서 정책 운용상의 부담이 낮아지는 조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 연준의 경우 금리 정책 방향이 바뀌는 게 아니고 기본적으로는 정상화 기조, 다시 말해서 금리 인상 방향 그 자체가 바뀌지 않고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향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그런 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계속 점검하고 또 지표같은 것을 면밀히 분석해 나가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해나가겠다.
Q. 한은이 올해와 내년 물가전망치를 각각 1.4%, 1.6%로 전망했다. 오늘 통화 정책 방향에서도 물가에 대한 평가를 지난 달보다 낮췄는데 결국에는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를 밑도는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에 대한 우선순위가 낮아졌다고 볼 수 있는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 중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이렇게 낮은 물가 흐름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공급책 부분, 대표적으로 국제유가 하락 요인과 정부의 복지 정책 강화 영향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게 사실이다. 그러한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는 후반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분명히 해야 될 게 우리가 채택하고 있는 물가안정 목표제는 소위 신축적 물가안정 목표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가 소위 신축적 물가안정 목표제를 채택 중이다. 신축적인 물가안정 목표하에서는 거시경제 흐름과 금융안정의 리스크 종합적으로 해서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이는 물가가 목표 달성만을 위해서 통화정책을 경직적으로 운영할 경우에는 금융 경제 전체적으로 오히려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Q. 현재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관세 부과 유예, 브렉시트 연장 가능성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있는데, 향후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에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북미 정상회담이 지금 진행중에 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게 사실이다. 그에 따라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심리지수에 영향을 줬다는 것은 동의하는 바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말했는데 전개 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브렉시트는 그야말로 정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전체 여건으로 봤을 때 대외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씀드리면 금융안정 측면에서 보면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줄고 있지만 그 총량이 여전히 높은 점, 그리고 특정 자산 시장의 자금 쏠림 이런 게 재현될 가능성 없는지 그런 점에서 계속 경계감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로선 대내외 불확실성 등의 변화와 국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금융 안정 상황을 다 함께 고려해 운영하겠다는 앞서 말했던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Q. 지난주 제조업체 관계자들과 만난 것으로 안다. 올해 수출 전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지난주에 제조업 관계자들과 함께 업종별 현황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경영 환경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오랫동안 의견을 나눴다. 전체적으로 보면 최근 대내외 환경 변화에 의해 우리나라 주력 산업 경영 여건이 우호적이라고 보기 어렵다에 대해서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제조업에서는 글로벌 경쟁이 많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느꼈다. 특히 일부 업종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상당히 부담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 기회를 빌어 다시 말한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 그리고 우리가 수출을 중재하는 그런 쪽으로 성장 전략이라든지 단기 운용을 짜는 것도 불가피하다고 본다. 수출이 잘되고 못되고 하는 것은 결국 제조업 경쟁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 운용에 있어서 제조업의 경제력 강화라고 하는 것은 절대적인 과제라고 하더라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특히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독일 그리고 이제는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되어버린 중국에서 제조업의 경쟁력을 보다 높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은 충분히 참고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지난번 제조업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는 이러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Q. 국내 제조업들의 생산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생산성 향상 방향은 무엇이 있는지, 생산성 측면에서 보면 제조업보다 서비스업 생산성이 더 부실해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생산성을 세부 업종별로 보면 다소 차이가 있겠으나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둔화되는 그런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업종간의 경계가 없어지고 글로벌 제조업 경기 환경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그야말로 경쟁력 강화는 결국 생산성 향상이다. 그러면 이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것이냐 묻는다면 원론적인 답변을 할 수 밖에 없다. 그저 생산성이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끊임없이 꾸준하게 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을 통해 유동과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그게 생산성 향상의 지름길이고 거의 유일한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쟁을 저해하거나 신성장 산업의 출연을 저해하는 그런 규제를 완화해야 하고, 자본이 생산성 요건 부분으로 흘러가게 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한 걸로 보여진다. 제조업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도 중요하다. 서비스업 고용 창출 능력 크고 추가 잠재 성장률 높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서비스업 발전 역시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은 모두가 알 것이다. 서비스 부분은 양적 확대만으로는 양질의 고용과 성장 잠재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서비스업 역시 생산성 제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국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비스 또한 규제 완화 등을 실시해야 한다.
Q. 시장에서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이야기 있다. 총재는 지난달 금리 인하 시기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아직도 그 시각이 유효한가.
일부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한 움직임 보이고 있어서 이런 의견이 나온다고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지난 1월 전망했던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어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우리는 보고 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