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오는 3월 티볼리 성공신화를 이끈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이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공식일정인 신형 코란도 출시행사를 주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 신형 코란도를 시장에 안착시키고 쌍용차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작업은 후임인 예병태 사장 내정자의 몫으로 남았다. 이에 1년 1신차와 같은 새로운 방식을 통해 쌍용차의 이끌어온 최종식 사장의 저력을 어떻게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6일 최종식 사장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신형 코란도 신차발표행사에서 “그동안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티볼리, 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에 이어 신형 코란도로 주력 라인업의 세대교체가 완료됐다”면서 “신형 코란도는 판매물량 확대를 통해 회사의 경영정상화뿐만 아니라 중장기 발전전략 실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식 사장은 지난 2015년 취임 이후 4년간 ‘1년 1신차’ 전략을 앞세워 내수 시장에서 지속적인 판매 성장을 이끌었다.
2014년 7만대에도 못 미쳤던 쌍용차의 내수 판매실적은 2015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10만대에 육박(9만9664대)하는 수준까지 판매량을 늘렸다. 성장률은 무려 44.4%에 달했다.
2016년에는 티볼리의 롱바디 버전인 티볼리 에어 출시로 티볼리의 신차효과 희석을 보완하며 전년 대비 3.9% 증가한 10만3554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2017년에도 내수 시장에서 3.0% 증가한 10만6677대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대형 SUV G4 렉스턴 론칭 효과 덕이다.
지난해는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가 큰 인기를 끌며 전년 대비 2.3% 증가한 10만914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2016년 이후 성장률은 그리 높지 않지만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현대·기아차 빅2와 수입차들의 점유율 확대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매년 성장을 거둔 것은 상당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기존 모델들이 노후화되며 판매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매년 판매를 이끌 새로운 신차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성장 동력을 유지한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올해 출시되는 신형 코란도가 지난 4년간의 성공 사례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쌍용차의 올해 판매실적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신형 코란도의 어깨가 무겁다.
오는 3월29일 주주총회 이후 쌍용차를 이끌게 될 예병태 사장 내정자에게도 신형 코란도의 의미는 각별하다. 전임자인 최종식 사장으로부터 이어진 '1년 1신차 성공적 론칭'이 예병태 사장 체제 하에서도 지속된다면 CEO 교체기의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가 있는 만큼 쌍용차는 신형 코란도의 사전 마케팅에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차명 확정과 외관 티저 이미지 공개에 이어 30일에는 디지털 인터페이스 '블레이즈 콕핏' 등 인테리어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달 8일에는 자율주행 2.5단계에 해당하는 '딥 컨트롤' 차량제어기술, 13일에는 7에어백을 비롯한 안전사양과 동급 최대인 551ℓ의 적재공간 등 신형 코란도의 상품성을 잇달아 공개했다.
지속적인 사전 마케팅을 통해 신형 코란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신형 코란도는 기존 쌍용차의 다른 신차들과 비교해 다소 힘든 싸움을 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쌍용차의 신차들이 성공한 비결은 틈새시장을 적절한 타이밍에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공략한 데 있다"고 분석했다.
소형SUV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때 티볼리를 출시하고 대형 SUV 공백기에 G4렉스턴을 내놓았다. 미국형 픽업트럭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기존 모델보다 대형화된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하며 매번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가격 측면에서도 쌍용차는 신차 출시 때마다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코란도의 경우 경쟁을 벌여야 될 모델들이 많아 앞선 두 모델의 성공이 반드시 이어질 것으로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