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최공재 감독(48)이 자유와 문화의 가치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 명보아트시네마에서는 제1회 서울국제자유영화제(Seoul International Liberty Film Festival) 개막식이 열렸다.
서울국제자유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은 최공재 감독은 이날 미디어펜과 만나 영화제의 취지, 문화계의 좌편향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대한민국 문화계가 좌편향으로 기울고 있어요. 이러다 보면 자유를 다 뺏길 것 같았고, 영화제를 통해 우파의 최대 가치인 자유를 알리자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까지 보수 우파는 딱딱했잖아요. 재미도 없었고."
우파 성향의 영화는 제작조차 어려운 지금의 현실, 사상의 차이로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상황에 직접 일어선 최 감독이다. 그는 "영화제가 360일 열리는데 모두 좌파 성향의 영화제다. 우리의 영화제는 큰 바위에 바늘로 구멍을 낸다는 심정이다. 언젠가는 그 커다란 바위도 부숴질 것이라고 믿고, 바늘 역할을 한다는 생각만 한다"고 밝혔다.
서울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뉴욕자유영화제라는 이름으로 미국 뉴욕에서 상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 감독은 "작품이 많진 않지만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굳은 소신을 드러냈다.
문화계 좌편향 문제를 비판하는 데 있어 항상 선두에서 목소리를 내온 최 감독에게 애로사항을 물었다. 그는 "좌파 성향의 사람들과 싸우는 건 이골이 났고, 그 사람들로 인한 어려움은 없다"면서도 "우파 내부의 문제 때문에 더욱 어렵다"고 밝혔다.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니까요. '세상이 이런 마당에 한가롭게 영화 따위나 하고'라고 하거든요. 영화 한 편이 시대를 바꾸는 세상인데… '판도라'로 탈원전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잖아요. 문화가 사람의 인식을 지배하고 장악하는 상황인데, 한가롭지 않기 때문에 영화를 논해야 하는 상황인데 말이에요."
최 감독은 "문화전쟁의 가장 큰 공포는 세뇌를 당하면서도 자신이 그걸 선택한 것이라고 착각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런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문화적으로 알게 모르게 스며든 인식, 이미지를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하거든요. 기존의 이미지를 깨뜨려야 새로운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데, 우리는 새로운 이미지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 가장 큰 문제는 우파 내부에서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것. 정치에만 관심을 두는데, 정치도 그 쪽(좌파)이 더 수준이 높죠."
이번 영화제의 출품작인 '부역자들' 2·3편은 자유 진영에서는 드물게 크라우드펀딩으로 제작비를 모았다. 당초 예상하던 7천만원에 700명이라는 목표치를 넘어 후원금 1억원과 1080여 명의 후원자 참여라는 놀라운 기록을 경신, 자유 진영 문화 발전의 물꼬를 틔웠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시민들의 열띤 성원은 최공재 조직위원장, 이용남 집행위원장과 영화제를 주최한 주식회사 TEAM 작당들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을 테다. 최 감독은 "많이 후원해주셔야 7천만원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희도 이렇게 많이 모일지 몰랐다"며 성원해준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우리의 영화제는 우리가 아닌 시민들이 만든 영화제예요. 그래서 영화제의 주인공도 우리가 아닙니다. 후원자분들이죠. 영화제가 잘 지켜지고,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우파가 정치적으로 분열하고 있는데, 이 영화제를 통해서만이라도 한 군데에 모였으면 좋겠어요. 우리끼리 싸우면 뭐합니까. 같은 방향성을 갖고, 축제처럼 어깨동무하고, 좋은 기운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제 큰 바람입니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