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2019년 2월말 현재까지 집계한 국내 건설사 해외건설 수주 추이. /사진=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캡처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연초 해외 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GS건설과 삼성물산이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나머지 건설사들은 20위권 밖으로 순위가 밀리며 주춤하는 모습이다.
4일 해외건설협회가 올들어 2월28일까지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액을 집계한 결과 GS건설은 15억63만달러로 국내 시공사 중 해외수주액 최고치를 기록했다. 뒤이어 삼성물산이 9억6336만달러로 2위 자리에 올랐다.
GS건설은 지난해 같은 기간 해외수주액이 3억4880만 달러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총 9억2529만 달러의 수주액을 따냈는데, 연초 2개월 만에 작년 실적과 격차가 5억7534만 달러로 좁힌 것이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계약이 마무리된 건들이 주로 올해 실적으로 집계돼 신규 수주분은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수주 대부분이 국내기업 물량인 관계로, 상반기 안에 본격적인 해외 수주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GS건설의 전체 수주량 중 약 9억2000만 달러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과 베트남 공장 건설 건이다.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4억6000만 달러어치만 순수 해외 수주 물량에 포함된다.
GS건설은 올해 해외 신규수주 목표로 3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작년에 달성한 금액인 2조4000억원 대비 45.8% 증가한 수치다. GS건설은 현재 알제리,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호주, 투르크메니스탄 등 다수 대형 입찰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도 해외수주 실적 대부분이 그룹 계열사 물량이다.
지난달까지 수주한 9억6336만달러 중 7억 달러 규모가 삼성전자 중국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미국, 인도 공장 프로젝트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등 계열사 물량을 합하면 전체 수주액 중 98.2%(9억4600만 달러)가 그룹 물량인 셈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신규수주 목표치는 11조2000억원이다. 철저한 현지화로 해외시장에서 전체 수주의 50% 이상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베트남 하수처리시설 수주가 유력하고, 알제리에서는 정유 프로젝트 상업입찰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작년 해외건설 수주 10위권 안에 들었던 SK건설과 쌍용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은 올해 아직 2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 목표(현대엔지니어링 포함)를 작년보다 85% 많은 13조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현대건설은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 25억달러 규모인 이라크 비스라 유정물공급시설, 7억달러의 알제리화력복합발전소 사업 수주 여부 등이 올해 성적을 가를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월 28일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35억6546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69억7995만달러)보다 49% 줄어든 수치다. 건설사들의 최대 수요지인 중동 지역 수주액은 3억9489만달러로 전년 동기(27억5511만달러) 대비 15% 수준이다.
해외건설업계는 올 2분기부터 건설사의 해외수주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은 알제리 하씨메사우드 정유공장 프로젝트(25억달러)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가솔린&아로마틱스 프로젝트, 미국 오하이오 에탄크래커 등 1조원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도 예정돼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해외건설 시장은 지난해보다는 나은 발주환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미·중 무역 분쟁, 이란 제재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을 포함한 다수의 정책 리스크가 산재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건설사들은 확보한 시장 정보에 따른 수주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