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2롯데월드 건설 사업이 난항에 직면했다. 제2롯데월드 저층동 3개 건물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이 보류되면서 해당 사업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
▲ 제2롯데월드 조감도 / 롯데그룹 제공 |
21일 업계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는 약 3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건설 사업으로 국내 최고층 건축물이 될 123층 555m의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백화점 명품관이 들어설 에비뉴엘동과 쇼핑몰동, 엔터동 등 모두 4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롯데 측은 에비뉴엘동, 쇼핑몰동, 엔터동 등 건물에는 패션·식음료 등 1000여개 업체가 입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초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를 제외한 저층동 3개 건물에 대한 임시사용승인이 늦어지면서 사업 주체인 롯데뿐만 아니라 입점을 앞두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초 롯데가 서울시에 임시사용승인을 구했지만 사업 안정성과 교통제증 등을 이유로 이를 불허하자 그 불똥이 입점 예정 업체들에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장 지연에 따른 예상 피해 규모는 월 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 입점 예정 업체의 70%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입정 예정 업체 상당수가 오픈 예정 시기를 감안해 사전에 상품생산과 매입을 끝내 개점 지연에 따른 재고 상품에 대한 처분손실과 창고비용 등을 업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처지에 놓인 것.
여기에 개점을 앞두고 내부 인테리어 등을 이미 완료하고 인력 배치를 마친 업체들이 대다수 소기업인 만큼 투자비와 인건비 회수가 어려워지게 되면 재무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어 최악의 상황을 간과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면에서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에비뉴엘동, 쇼핑몰동, 엔터동 등 롯데월드몰이 문을 열 경우 이 시설에만 총 6000여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롯데월드타워의 공사 인력까지 감안하면 제2롯데월드에서만 1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타워 완공 시에는 상주 고용인구가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송파구와 지역 상생 발전을 위해 롯데월드몰 입점 예정 업체 100여개사가 구 주민 1000여명을 우선 채용하기로 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이들은 각 업체별로 서비스교육, 직무교육, 안전교육, 고객응대요령 등에 대한 교육을 완료하고 대기 중이다.
이와 함께 복합쇼핑몰과 롯데시네마, 아쿠아리움 등 관광·문화 시설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 250만명이 연간 이 일대를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 측은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유동인구는 연간 1억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3000억원 이상의 관광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파구 역시 이런 기대를 반영해 지난해 제2롯데월드 인근의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석촌호수 일대를 중국·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잠실관광특구’로 지정한 바 있다.
▲ 제2롯데월드 쇼핑몰 조감도 / 롯데그룹 제공 |
현재 서울시는 안전과 방재, 교통대책 등을 문제로 삼아 이를 체계적으로 보완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시는 지난 17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롯데가 제출한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신청에 대해 ‘안전·방재·교통대책’ 등 미비사항을 보완하라며 사실상 불허한 상황.
시는 조기개장에 따른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교통체계개선사업과 미설치된 택시정류소 및 관광버스 승하차 공간 확보 등을 임시사용 승인 전까지 완료하도록 주문했다. 아울러 2012년 당시 예측되지 않은 교통량 처리 대책도 요구했다.
또 저층부 개장 후에도 공사가 진행될 초고층 타워동에 대한 안전대책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석촌호수 수위 저하와 싱크홀은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지하수 유출의 경우 설계부터 고려된 부분인 만큼 건물 자체 안전성에 문제가 있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제2롯데월드 완공 후 발생할 수 있는 교통체증을 완화와 관련해 이미 건축 허가를 받기 전 10여명의 교통전문가를 포함한 교통TFT협의와 건축ㆍ교통 통합 심의를 통해 교통개선대책을 마련해놓은 상태"라며 "현재 잠실역 사거리 지하 버스환승센터 신설을 제외한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롯데는 대중교통 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잠심역 사거리 지하보행광장을 조성했다. 이 지하보행광장은 하루 평균 16만명이 오가는 지하철 2ㆍ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과 새로 지어질 지하 버스환승센터를 연결해 시민들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보행 공간에서 나아가 시민들의 휴식 공간, 공연장, 관광안내소 등으로 꾸민다는 복안이다.
롯데는 또 잠실역 주변에 첨단 교통정보시스템을 설치해 교통 흐름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교차로 및 연결가로에 33개의 새로운 신호기를 도입해 교차로 구조를 개선하고 차로 운영을 조정하기 위한 TSM( Transportation System Management:교통체계관리) 작업을 완료했다.
이와 함께 첨단교통안내 장비인 VMS(Variable Message Sign:가변전광판)도 오는 9월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VMS는 도로 주변 및 진출입 위치에 21개가 설치돼 전방향 교통 상황과 가변 차선에 대한 유도 신호를 제공하게 된다.
롯데는 이외에도 서울시, 교통전문가 등과 협의해 추가적인 교통 개선 대책을 마련하다는 계획을 세웠다.
▲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제2롯데월드 / 롯데그룹 제공 |
안전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현장에는 일반 건설 현장에서는 보기 드문 통합 방재실을 공사 중에도 운영하고 있다. 통합 방재실은 주요 현장에 CCTV를 설치해 화재나 중장비 운영 상태 등을 감시하며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초고층 건물 공사 중 발생할 수 있는 낙하물 사고를 막기 위해 각종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국내 최초로 자재나 장비의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해 신공법인 ‘프로텍션 스크린 시스템(Protection Screen System)’을 도입하는가 하면 낙하물 수직 보호망 등 안전시설물 35종을 300여개소에 설치해 작업자의 안전과 함께 낙하물 추락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현재 롯데월드타워를 제외한 주변 3개 건물에 대한 공사는 대부분 완료된 상태로, 롯데는 이들 건물 높이가 달라 완공 시기가 다른 만큼 완공 순서대로 부분 임시사용을 진행 중이다. 부문 임시사용은 건축법 명시에 따라 국내 활용 사례가 많아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초고층 복합단지는 건물별로 부분 임시사용 승인을 받을 뿐만 아니라 단일 건물에서도 수직적(층별) 부분 임시사용 승인도 대부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시공기술 발달에 따라 공사 중인 동일 건물 내에서도 이른바 ‘수직적 단계 오픈’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롯데 측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신청과 관련한 미비사항 보완 주문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 관계자는 “시의 현장 점검 과정에서 지적된 보완 사항에 대해 이미 상당부분 조치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부분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내수 및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에 큰 영향을 주는 사업인 만큼 철저하게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