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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서울시의원 "조희연 교육감 '한유총 해체' 단행…전체주의 발상"

2019-03-06 09:14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여명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해체를 결정한 것에 대해 “명백한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유총은 국가회계시스템(에듀파인) 강제 도입에 반대하며 지난 4일 하루 동안 개학 연기를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공권력을 통해 “법인 설립을 취소하겠다”고 응수하자 투쟁을 철수했다. 

그럼에도 조 교육감은 지난 5일 한유총에 대한 법인설립 취소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여 의원은 6일 논평을 통해 “사립유치원과 마찬가지로 회계부정에 적발된 몇몇 공립유치원은 어떻게 처분했냐”며 “서울시교육청이나 교육당국은 사립유치원과 함께 이 유치원 대란 사태를 같이 만들어 놓은 책임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여 의원은 “사립유치원에 국공립용 에듀파인을 곧바로 도입하면 정부 지원금과 유치원의 수익금이 혼재돼 있어 회계부정으로 적발되기 쉬운 구조”라며 “그렇다고 법인이나 공영형유치원으로 전환하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설립자가 명예 이사장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유치원을 국가에 헌납하는 꼴이 된다”며 “생계형 사립유치원 원장에게는 생존을 건 투쟁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 의원은 또 “이들이 민노총이나 전교조와 달리 신념을 중심으로 촘촘히 조직돼 있지 않았기에 중간 중간 말이 바뀌기도 하고 국민 정서와 다소 동떨어진 어설픈 구호들이 난무했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로 해산당할 만큼의 죄는 아니”라고 못 박았다. 

여 의원은 “조 교육감은 ‘한유총 해체 결정’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라는 헌법 조항을 인용해 한유총이 그것을 침해했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조 교육감의 한유총 해체 단행 역시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은 능력에 따른 균등교육 즉 교육의 다양화와 차별화를 명시하고 있다”며 “이미 원비가 대동소이한 현실에서 민간은 전자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감의 결정은 결사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질타했다.

여명 서울시의원 /사진=여명 의원실 제공



다음은 논평 전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의 ‘한유총 해체 단행’ 은 전체주의적 발상>

조희연 교육감이 3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해체 입장을 견지 했다. 한유총 소속 유치원들이 ‘개학 연기 투쟁’을 철회했음에도 서울시교육청이 초강수를 둔 것이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이른바 ‘비리유치원’ 사태는,    사립유치원에 국공립유치원용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을 도입하는 것과 사립유치원의 시설사용료 보장을 두고 교육당국과 유치원 간 줄다리기 상태가 고착 중이다. 

우선 정부·여당의 입장은 사립유치원이 교육기관임을 명목으로 다양한 목적의 지원금들, 세금 면제 혜택 등을 받아왔으므로 공공기관 수준의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며 사적 이익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립유치원은 '1980년대부터 국가가 민간에 유아교육을 맡겨놓다시피 해온 만큼 민간 주도의 자율성으로 유아교육이 발전해 왔다. 그런데 2012년 누리과정 지원금(국가가 학부모가 내야 할 유치원비 일부를 대납해주는 정책) 도입 이후부터 정부의 간섭과 규제가 시작됐다.' 는 입장이다. 따라서 에듀파인을 민간 영역에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회계관리시스템으로 보완 해줄 것과 설립자가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시설사용료를 인정해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립유치원에 국공립용 에듀파인을 곧바로 도입하면 정부 지원금과 유치원의 수익금이 혼재되어 있어 회계부정으로 적발되기 쉬운 구조이고, 그렇다고 법인이나 공영형유치원(더불어키움)으로 전환하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설립자가 명예 이사장으로 전환됨으로써 유치원을 국가에 헌납하는 꼴이 된다. 생계형 사립유치원 원장에게는 생존을 건 투쟁이 되버린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한유총 측에서 나온 메시지들, 이를테면 ‘좌파 정권의 유치원 사회주의화’, ‘유아교육에 헌신한 죄’ 와 같은 구호들이 모두 억울하거나 옳았다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민노총이나 전교조 같이 신념을 중심으로 촘촘히 조직되어 있지 않았기에 중간 중간 말이 바뀌기도 하고 국민 정서와 다소 동떨어진 어설픈 구호들이 난무했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로 해산당할 만큼의 죄는 아니다. 조 교육감은 ‘한유총 해체 결정’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라는 헌법 조항을 인용하며 한유총이 그것을 침해했다고 했다. 그러나 조 교육감의 한유총 해체 단행 역시 위헌적이다. 첫째, 헌법은 능력에 따른 균등교육 즉 교육의 다양화와 차별화를 명시하고 있다. 이미 원비가 대동소이한 현실에서 민간은 전자를 담당한다. 둘째, 교육감의 결정은 결사의 자유에 위배된다. 

또한 해체 근거라고 제시한 민법 제38조도 궁색하다. 그런 논리라면 사립유치원과 마찬가지로 회계부정에 적발된 몇몇 공립유치원은 어떻게 처분했나? 공립의 경우 100% 세금으로 운영되기에 그 죄질이 더 무거운 것 아닌가. 여기에 더해 공립유치원은 교육과정의 획일화와 세금 투입 대비 국민 편의에 대한 효용성도  떨어진다고 지적 받아 왔다.

벌써 6개월째 이어져 오고 있는 유치원 사태는 사립유치원만 탓할 수 없다. 국가가 유아교육을 민간에 맡겨놓다시피 해오며 사립유치원의 '교육기관과 영리사업체 사이의 줄타기' 를 방관해 왔다. 세금이 많이 걷히자 정치인들의 선거공약으로 유치원비 일부 대납이 관철되었고, 그렇게 민간 영역에 공공의 이름을 한 정부 개입이 시작됐다. 사립유치원은 해왔던 대로 교육사업을 해왔을 뿐이다. 어떤 기준으로는 영리사업자이고, 어떤 기준으로는 공공기관이라며 혼란을 일으킨 주체는 국가였다. 참고로 2012년 대법원은 사립유치원을 ‘개인이 설립해 운영하는 학교로, 수업료 등으로 조성된 교비는 경영자의 소유’ 라고 판시했다. 

유치원이 공공기관이냐 영리사업체냐 하는 논란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합의가 되든 그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가 국가나 지방정부에 반기를 든다고  해체해버리는 행태는 민주국가의 그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가경제와 국민편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생을 볼모 삼아 툭하면 파업을 벌이는 민노총은 왜 그냥 두는가? 그때는 위법이었지만 지금은 위법이 아니라 하여 전교조 소속 선거사범을 특채로 재임용한 서울시교육청의 내로남불은 어떻게 이해해줘야 할까. 

정치란 설득력이다. 서울시교육청이나 교육당국은 사립유치원과 함께 이 유치원 대란 사태를 같이 만들어 놓은 책임 집단이다. 그런데도 본인들만 정의의 세력인 양 ‘공공’과 ‘정의’ 라는 용어로 자신들을 포장한 채 사립유치원만 악의 집단으로 몰아 해산해버리는 행태는  무능함의 발로이며 끔찍한 위선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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