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중진의원들은 13일 나경원 원내대표의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 발언 도중 야유와 고성을 쏟아낸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특히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이 저를 윤리위에 제소한 것은 한마디로 견강부회의 모습”이라며 “윤리위 제소는 국민을 제소하는 것이고, 야당 원내대표의 입을 틀어막는 것은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어제 국가원수모독죄를 언급한 것은 스스로가 왜 좌파독재인지를 고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치나 군사독재 등의 언어들은 어제 연설에서 말씀드린 역사공정의 모습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 닭의 모가지를 아무리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며 “정권이 아무리 국민의 입을 막고 목소리를 틀어막아도 국민의 분노는 분출되기 시작할 것이고, 이 정권은 국민에게서 멀어지는 길을 재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부의장인 이주영 의원은 “제1야당 원내대표 연설 자리에서의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서 회의장의 질서를 유지해야 하는 국회의장단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국가원수모독죄를 들먹이는 걸 보고 청와대는 눈치를 봐도 너무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의원은 “어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여당이 보인 행태는 목불인견”이라며 “있지도 않은 국가원수모독죄를 들먹이는걸 보면 과연 이 사람들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인지 의심된다. 집단마비 증세를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원유철 의원도 “제1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여당 의원들의 고성과 퇴장 등 집단적 방해로 중단된 적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국가원수모독죄를 들먹이며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제1야당 원내대표를 겁박하는 것이고, 이는 국민을 겁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우택 의원은 “어제 민주당 의원들의 모습은 여당이 오만과 독선에 취해있다는 모습을 다시 한번 본 것”이라며 “작년 9월 미국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대해서 고함과 야유를 보냈어야 했는데, 우리에게 고함과 야유를 보낸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여당의 행태”라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은 “어제 국회의사당에서 있었던 일은 마치 북한의 존엄을 모시는 것 같은 여당의 모습이었다”며 “내년 총선에서 미리 낙점이라도 받으려는 듯이 (민주당의) 수많은 젊은 의원들이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모습이 우리 정치의 현주소인가 자괴감마저 느꼈다”고 말했다.
유기준 의원도 “이 대표가 국가원수모독죄를 운운하며 분기탱천 하고있지만, 자신들의 과거 언행을 보면 오늘 이 모습이 후안무치하고 오만방자한 것”이라며 “폐지된 국가원수모독죄를 운운하는 여당 대표의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으로 당을 이끌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김재경 의원은 노자의 도덕경을 언급, “천하라는 것이 신비로운 질서를 가지고 있어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한다”며 “정부와 여당은 여론을 장악하고, 인터넷을 통제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삼권분립마저도 무시하고 한 손에 틀어쥐려 한다. 여당의 목소리마저 막으려 하는데, 야당 대표로서 한 발언을 가지고 그렇게까지 성토하는건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진 의원은 “어제 민주당의 태도는 방귀 뀐 놈이 화내는 꼴”이라며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걱정이 날로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선교 사무총장은 “어제 민주당의 모습은 교만과 독선의 민낯을, 청와대 심부름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국회 망신의 한 장면이었다”며 “제1야당의 원내대표 연설을 제일 먼저 방해한 홍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련해서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적반하장, 견강부회적인 윤리위 제소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에 대한 제소이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최종결정은 의원총회 이후 결정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