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용규(34)가 팀에 트레이드 요청을 하며 물의를 빚은 데 대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됐다. 한화 구단으로부터 참가활동 정지라는 최고 수준의 징계을 받았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트레이드 요청 파문을 일으킨 이용규에게 무기한 참가활동 정지 처분을 내린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 구단은 "FA 계약을 체결한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시기와 진행 방식이 팀의 질서와 기강은 물론 프로야구 전체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며 이같은 징계 결정 소식을 알렸다.
아울러 한화 구단은 "이번 사건을 신중하게 다각도로 검토한 후 지난 21일 구단 징계위원회를 개최, 향후 이 같은 유사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일벌백계 차원에서 구단 자체 징계 중 최고 수위인 무기한 참가활동 정지를 결정했다"고 징계 결정 과정을 설명했다.
구단의 중징계가 결정남에 따라 이용규는 한화에서 경기 출전은 물론 팀 훈련도 할 수 없다. 사태가 발발한 후 몸담고 있던 서산 육성군도 떠나야 한다.
또한 이용규는 금전적인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연봉도 감액되기 때문이다. KBO 규정에 따르면 3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가 부상, 질병이 아닌 이유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 못하면 그 기간만큼 연봉이 감액된다. 총 연봉 300분의 1의 50%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일수에 따라 깎인다. KBO는 이용규가 감액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는데 지난 1월말 한화와 FA 계약을 하면서 이용규가 받기로 한 연봉은 4억원이다.
이용규는 시범경기 개막 직전인 지난 11일 한용덕 감독과 면담하며 트레이드 요청을 했고, 15일에는 구단 관계자를 만나 다시 트레이드 요청과 함께 트레이드가 안될 경우 방출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이용규는 이렇게 트레이드를 자청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한용덕 감독이 이용규의 타선을 9번으로 내리고 수비 위치도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옮기는 변화를 시도했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겸 중견수 출신인 이용규로서는 자존심이 상했을 수 있고, 9번 타순에 배치될 경우 FA 계약시 맺은 인센티브(연간 최대 4억원) 충족에 불리할 수 있어 불만을 갖게 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유야 어쨌든 FA 계약까지 맺은 선수가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팀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팀 전력과 분위기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동안 이용규에 대한 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화 구단은 이용규 처리를 두고 고심을 해온 끝에 본보기로 참가활동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게 됐다.
2004년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 지명을 받아 LG에 입단한 이용규는 트레이드를 통해 2005년부터 KIA에서 뛰었다. 대표적인 호타준족 외야수인 이용규는 국가대표로도 오랜 기간 활약했고 2013년 시즌 후 첫번째 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67억원의 거액 계약을 하며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용규는 2017시즌 후 두번째 FA 자격을 갖췄으나 부상 등으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FA 신청을 1년 미뤘다. 지난 시즌 후 FA가 됐고 긴 실랑이 끝에 한화와 계약 기간 2+1년에 총액 최대 26억원(계약금 2억, 연봉 4억, 인센티브 매년 4억)에 재계약했다. 일본에서 실시된 한화의 스프링캠프까지 다녀와 갑작스럽게 트레이드 요청 파문을 일으킴으로써 기약할 수 없는 활동정지 징계를 받은 이용규는 선수생활 최대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이용규는 프로 통산 15년 동안 타율 3할2리, 1730안타, 24홈런, 451타점, 978득점, 346도루를 기록했다. 한화에서의 5년간은 통산 532경기 출장, 타율 3할1푼5리, 621안타, 8홈런, 151타점, 367득점, 101도루의 성적을 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