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의 부진에 1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뾰족할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6일 “당초 예상 대비 디스플레이·메모리 사업의 환경 약세로 1분기 전사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실적 설명자료를 공시했다.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전반적인 예상실적 상황을 공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서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며 “(1분기 실적이)시장 전망치보다 하회할 것 같아 투자자들의 사전 이해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이번 공시를 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쇼크’ 강도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8조6000억원이던 전망치가 최근 잇달아 하향조정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대를 찍을 수 있다는 더 관측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6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6년 1분기(6조6800억원)가 마지막이다. 일부에서는 2분기에 실적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회사 실적을 견인해온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부진을 1분기 실적의 악영향으로 꼽았다.
우선 회사는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 캐파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며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대형 고객사의 수요 감소 및 LTPS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시장 예상보다 실적이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메모리 사업도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약세 속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보다 일부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번 공시에서 삼성전자는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설명했다. 회사는 “어려운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 기술리더십을 기반으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면서 효율적인 리소스 운용을 통해 원가경쟁력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적 R&D(연구개발) 투자 등 핵심역량 강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그늘이 기존 예상보다 더욱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7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올 1분기에는 4조원 안팎의 수익에 머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D램과 낸드의 가격이 전분기 대비 20%이상 빠진 가운데 비수기 영향에 의한 수요 약세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2016년 1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적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LCD판매가격 하락과 OLED 주문감소 영향으로 5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수익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장기 침체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기대치 하회 이슈가 일시적이가 보다는 지속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메모리 업황 내 공급증가 속도가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고, 디스플레이는 갤럭시S10의 판매 호조에도 애플의 주문 감소가 실적부진을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