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낙마한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구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청와대의 기획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 민주당 “국민 정서 고려한 결정”…정의당까지 ‘절레절레’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결정을 내렸다. 최 후보자는 사실상 3채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 다주택자 규제를 늘리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조 후보자 역시 외유성 출장과 아들의 호화 유학 논란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두 장관 후보자의 낙마와 관련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를 고려하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의된 바가 존중되어 내려진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최 후보자의 자진 사퇴 결정을 두고 “청문회에서 제기된 부동산 관련 문제 등을 본인이 엄중하게 받아들인 결과로 판단된다”고 했다.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조기에 결단을 내린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나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당에서조차 이들 장관 후보자에 대해 좋은 평가가 나오지 않은 바 있다. 특히 4·3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동 전선을 꾸리고 있는 정의당마저 다주택자로서 시세차익을 올린 최 후보자를 콕 집어 “국토부 장관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바른미래 “꼬리 자르기 꼼수”…박영선·김연철 겨냥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장관 후보자 낙마가 곧 “여권의 꼬리 자르기”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양수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마치 소악을 처단하는 척하며 거악을 보호하려는 듯하다”며 “꼬리자르기식의 ‘꼼수’ 지명 철회와 자진사퇴”라고 일갈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오히려 국민들은 ‘올공’에 ‘백’없는 이를 가장 먼저 잘랐다고 판단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뿐 아니라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까지도 겨냥했다. 이양수 대변인은 “박 후보자는 인사검증 자료 제출 요구에 내로남불식 버티기로 일관하며 갖은 음해성 발언으로 청문회를 방해했다”며 “김 후보자는 천안함 폭침은 ‘우발적 사건’이고, 박왕자씨 피격은 ‘통과 의례’라고 했던 과거 발언을 청문회 통과를 위해 손바닥 뒤집듯 바꿨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대통령은 부실검증으로 인사 참사, 인사 재앙을 초래한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서둘러 경질해야 한다”며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장관직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 박대출 “조 후보자는 준비된 제물인가”…기획설 제기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이날 ‘조동호 후보자, 준비된 제물인가’라는 성명을 통해 아예 ‘청와대 기획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조 후보자의 낙마가 사전에 준비된 각본이었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조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서는 13일 국회에 제출됐고, 27일 인사청문회가 개최됐다”며 “제보에 따르면 21일 청와대 고위층이 과학계 인사에게 장관직을 제의했다고 한다. 청문요청서를 보낸 뒤 청문회가 열리기 전에 이런 제의가 오갔다는 게 사실이면 무슨 의미겠나”라고 했다.
이어 “일부 언론은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느닷없는 음모설’이라며 폄하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결과는 지명 철회로 귀결되지 않았는가”라고 덧붙였다.
최정호 국토교통부(왼쪽)·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결국 낙마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