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완성차 5사의 3월 내수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호조를 보였지만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주력 모델 노후화로 판매가 부진했다. 한국지엠은 간만에 판매 반등을 보였으나 아직 부진탈출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의 3월 내수 판매실적은 총 13만8288대를 기록했다. 계절적 성수기 돌입으로 전월에 비해서는 32.6% 늘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현대차 싼타페,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쌍용차 신형 코란도, 현대차 팰리세이드. /사진=미디어펜
업체별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현대차와 쌍용차의 호조와 나머지 3사의 부진한 구도가 5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3월 국내 시장에서 7만111대를 팔며 전년 동월 대비 3.7%의 증가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점유율로 따지면 50.7%로 절반을 넘어서는 수치다.
독보적인 세단 그랜저IG(1만531대)와 SUV차급 싼타페(8231대)가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가운데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 공급이 조금씩 원활해지면서 판매호조의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6377대가 판매되며 출시 이후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신형 코란도와 렉스턴스포츠 칸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3월 국내 시장에서 18.8%나 증가한 1만984대를 판매했다.
티볼리와 G4 렉스턴 등 일부 차종의 판매가 감소했지만 지난달 출고를 시작한 신형 코란도가 무려 전년 동월대비 664.6%나 증가한 2202대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실적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어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가 롱바디 버전 '렉스턴 스포츠 칸' 합류와 함께 처음으로 월 4000대 판매를 돌파(4089대)하며 힘을 보탰다.
반면, 기아차는 승용과 SUV 등 대부분의 차종이 모델 노후화현상을 보이며 판매 감소를 기록해 3월 국내 시장에서 8.9% 감소한 4만423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모닝, K3, K5, K7, 스토닉,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 등 페이스리프트와 연식변경모델로 버텨왔던 주력 차종들이 줄줄이 판매 감소를 보인 가운데 K9이 두 달 만에 세 자릿수 판매실적으로 복귀했다.
기아차의 글로벌 아이코닉 모델 쏘울이 지난 1월 3세대 풀체인지 모델 '쏘울 부스터'로 부활하며 처음으로 1000대(1166대)를 넘어선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쏘울이 1000대 판매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11월 이후 88개월 만이다. 다만 여기에는 정부·지자체 보조금 지급으로 판매되는 전기차 물량 388대가 포함돼 있다.
르노삼성은 역시 주력 모델 노후화와 함께 노조의 부분파업영향을 크게 받으며 국내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3월 국내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6.2% 감소한 6540대에 그쳤다.
SM7, SM6, SM5, QM3 등이 모두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중형 SUV QM6가 가성비를 앞세운 가솔린 모델 판매 호조에 힘입어 27.4% 증가한 2871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낙폭이 커지는 것을 막았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26일 LPG차 일반 판매 허용을 계기로 자사 LPG 모델들의 판매가 전월 대비 46.9%나 증가한 부분을 향후 내수 판매 개선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상용차 르노 마스터는 그 동안의 대기물량 적체가 일부 해소되며 196대가 출고됐다. 오는 6월부터는 13인승과 15인승의 마스터 버스가 출시될 예정이라 내수 판매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3월 국내 시장에서 2.4% 증가한 642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내수 판매실적이 반등한 모습을 보였지만 비교 대상인 지난해 3월 실적이 워낙 좋지 못했던 만큼 긍적적으로 평가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3월은 군산공장 폐쇄와 부도 위기 한국철수설 등의 이슈가 집중됐던 시기였다.
한국지엠은 대부분의 모델이 판매 감소를 보인 가운데 지난해 11월 연식 변경한 말리부가 30.1% 증가한 1183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숨통을 틔웠다. 소형 SUV 트랙스와 경차 스파크도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에 힘입어 각각 47.5%와 6.3%의 증가를 기록했다.
완성차 3월 수출 및 해외생산 판매는 업체별로 희비가 갈렸다.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 3.4% 감소한 31만9049대를 판매했다. 회사측은 중국 및 중남미 등의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 위축 등을 판매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르노삼성은 3월 부산공장 파업 및 해외시장 상황 악화 등으로 무려 62.3% 감소한 7256대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의 경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에 북미 시장 수요 감소가 겹쳐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5779대가 선적되는 데 그쳤다. QM6(수출명:콜레오스) 또한 파업 여파 및 이란 수출 제한 등의 요인으로 72.9% 감소한 1477대가 수출됐다.
기아차는 3월 해외 판매 19만8384대로 2.2%의 증가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부진을 일부 만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국지엠 역시 4.5% 증가한 3만6576대를 수출하며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의 유럽 철수 등으로 인한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쌍용차는 22.6% 증가한 2606대(CKD 포함)를 수출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이 본격적으로 선적되는 등 신규 라인업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