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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구 놓아 고기 잡는 어살, 국가무형문화재 됐다

2019-04-03 11:30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남해 지족해협의 죽방렴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물고기가 다니는 길을 파악한 뒤 어구(漁具)를 설치해 고기를 잡는 '어살'(漁箭)이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1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 '전통어로방식'을 '전통어로방식 - 어살'이라는 명칭으로 바꿔, 무형문화재 제138-1호로 지정했다고 3일 밝혔다.

전통어로방식은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 제기돼 일단 어살만 문화재로 지정했다며, 갯벌에서 맨손으로 고기를 잡는 것처럼 또 다른 전통어로방식이 있어서 가지번호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어살은 지형과 조류, 물고기 습성에 대한 지식을 이용, 대나무 발을 치거나 돌로 담을 쌓아 밀물 때 몰려온 물고기가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고기잡이 도구 혹은 방법이다.

문화재청은 어살이 지닌 문화재 가치로, 어민들이 축적한 경험적 지식이 복합적으로 반영됐고, 어업사와 민중생활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다른 어로방식으로 진화해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어살은 '삼국사기'와 '고려사' 등에 나올 정도로 오래됐는데, 조선시대 초기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어량'(魚梁)이라고 지칭했으나, 이후 어살이라는 용어가 정착됐다.

16세기부터 서해안에는 '주벅'(柱木網·주목망), 남해안에는 '방렴'(防簾)과 '장살'(杖矢)이 나타났다.

주벅은 물고기가 오가는 길목에 나무기둥 2∼3개를 세우고, 그 사이에 대형 그물을 펼친 어로 장치이고, 방렴은 대나무 발을 고정하기 위해 나무기둥 아래에 무거운 짐돌을 매단 어구이며, 장살은 고정한 나무기둥 사이에 대나무 발 대신 그물을 설치한 도구다.

어살은 보물 제572호 '단원풍속도첩'에 수록된 '고기잡이'에 묘사되기도 할 만큼 조선 후기에 많이 이뤄졌으나, 1970년대 이후 어업이 현대화하면서 급격하게 쇠퇴, 지금은 경남 남해 지족해협과 사천 마도·저도 등에서 하는 죽방렴 멸치잡이 정도가 남았다.

문화재청은 어살이 광범위하게 전하는 생활관습이자 문화라는 점에서 아리랑, 해녀, 제염(製鹽), 온돌문화처럼 특정 보유자와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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