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박규빈 기자] 서울 신사동을 따라 청담동으로 이어지는 도산대로, 이곳은 국내시장의 수입차브랜드의 격전지다. 이런 도산대로에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4년 5월,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브랜드 체험공간 겸 플래그쉽 스토어인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을 개관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은 총 6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1층에는 설치미술 작품이, 2층에는 오토 라이브러리(자동차 전문 서재)와 카페가 있어 단순 자동차 전시장이 아닌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해석해냈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8세대 클레이 & 디녹 1대 1 사이즈 모델(1:1 di-noc film over clay model)/사진=미디어펜
3층에는 그랜져 IG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현대차 고급차브랜드 제네시스의 플래그쉽 세단 G90이, 6층에는 구매상담을 할 수 있는 현대차 도산대로 지점으로 구성돼 있다.
또 4층과 5층에는 최근 '스마트모빌리티디바이스'라는 슬로건으로 새롭게 출시된 신형 쏘나타(DN8)를 위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자동차에 디바이스라는 단어를 붙이며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의 전략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3일 직접 방문해 봤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4층에는 8세대 쏘나타의 새로운 다지인을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대 1 크기의 쏘나타 8세대 '클레이 & 디녹 모델(1:1 di-noc film over clay model)'이었다. 이는 신형 쏘나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실제 크기 그대로 클레이 모델을 만들고 그 위에 디녹 필름을 붙인 것이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8세대 클레이 & 디녹 1대 1 사이즈 모델(1:1 di-noc film over clay model)/사진=미디어펜
김태윤 구루는 "클레이&디녹 모델은 렌더링과 모델링을 거쳐 섭씨 60도에서 구워내면 이와 같은 굳기를 갖게 되고, 테이핑과 스크래핑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클레이 모델을 실차 크기로도 만들지만 이 밖에도 4분의 1 과 같은 다양한 크기의 모형들이 만들어진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품평회를 거쳐 조정된 모델이 완성차로 만들어 진다"고 설명했다. '구루'는 인도어로 '정신적 스승이나 교육자'를 의미한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8세대(녹턴 그레이) 인스퍼레이션 풀옵션 모델/사진=미디어펜
5층에서는 하이테크가 적용된 쏘나타(DN8)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쏘나타의 상위 트림인 프리미엄 밀레니얼과 인스퍼레이션 트림의 최상급 옵션모델이 전시돼 있었다. 그라데이션 효과를 준 신형 쏘나타(DN8) 전면에 적용된 '히든라이팅 램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8세대 운전석/사진=미디어펜
이번 8세대 쏘나타의 슬로건은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다. 이전 세대 쏘나타에는 없었던 '디바이스'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가 궁금했다. 송유연 구루는 "스마트 기능이 대거 탑재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8세대에 적용된 버튼 방식 전자 기어/사진=미디어펜
실제로 신형 쏘나타에는 과감히 기존 기어 노브를 대신해 전자식 버튼으로 바꾸었다. 브레이크를 밟고 N단으로 변경하면 센터페시아에 외부카메라를 통한 외부상황을 운전자가 볼 수 있도록 화면에 표시해준다. 이는 전후방 카메라를 통해 최대 4차선까지 볼 수 있도록 한 현대차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 였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8세대 서라운드 뷰/사진=미디어펜
신형 쏘나타의 카메라 관련 기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내 완성차 최초로 적용된 '빌트인 캠'이 때문이다. 기존 애프터 마켓을 이용해 달았던 블랙박스를 완성차의 옵션으로 일체감 있게 장착할 수 있도록 한 옵션이다.
이를 통해 신형 쏘나타는 전용 어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카메라 영상 입력 확인 △저장 데이터 줌인 기능 △타임랩스 녹화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확인 할 수 있도록 해 진정한 의미의 커넥티드 카와 미래 차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 밖에도 쏘나타는 원격 주차기능도 지원한다. 주차가 힘든 장소이거나 '문콕'의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스마트 키를 활용해 차량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운전에 미숙한 고객들을 위한 배려차원의 기능이라는 게 송 구루의 설명이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8세대 원격주차기능/사진=미디어펜
키오스크를 통해 이 기능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봤다. 운전자가 외부에서 차량을 전진과 후진이 가능하도록 한 이 기능은 마치 자동 주차 시스템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한 신기한 체험이었다.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면에서 타사 동급 차량 대비 쏘나타의 또 다른 강점은 근거리 무선 통신(NFC) 방식의 디지털 키로 차량을 제어하는 것이다. 요즘 운전자들은 스마트키로 차문을 열고 닫는다. 현대차는 이를 모바일화 해 휴대전화 속 어플리케이션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자동차를 더 이상 단순 기계가 아닌 스마트폰의 주변 기기와 같은 단계로까지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시대를 연 셈이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8세대 디지털 키 공유시스템/사진=미디어펜
현대차는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운전자 포함 최대 4명까지 디지털 키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 따르면 '공유경제' 개념이 널리 퍼짐에 따라 자동차 역시 더 이상 소유가 아닌 공유하는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생겨 현대차가 관련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아이폰으로는 애플 정책상 구동이 불가하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가능한 기능이다.
현대차 그룹에서 만드는 차종 중 해당 기능을 최초로 적용한 게 신형 쏘나타다. 차주가 차키 인증을 해제할 수도 있게 하는 등 보안에도 신경 썼다. 현대차는 해당 기능을 추후 상위 트림 모델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8세대(플레임 레드)에 장착된 LED 주간 주행등(DRL)/사진=미디어펜
업계에선 자율주행기능의 완전 자동화를 5단계로 보는데, 현재 현대차는 2단계 수준이다. 임진강 구루는 "현대차는 운전에 익숙치 않은 초보자들의 운전편의성을 제고하는 등 시장의 니즈를 반영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태우·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