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은 세계항공업계의 리더였다.
정비부실과 낮은 서비스로 악명높았던 국적항공사를 인수해 세계 10대항공사로 키웠다. 선친 조중훈회장과 조회장은 이인삼각으로 대한항공의 현대화와 효율화 경쟁력강화에 매진했다.
조회장은 6월에 열리는 세계 항공업계 유엔총회로 불리는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서울총회를 유치했다. 대한항공은 물론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껏 드높일 수 있는 글로벌 국제행사로 꼽힌다. 조회장이 수십년간 세계항공업계 리더들과 맺어온 폭넓은 인맥과 리더십이 IATA서울총회를 유치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한국항공산업의 거목 조회장이 8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휴가도중 타계했다. 향년 70세. 아직 더 일할 때임을 감안하면 안타깝다. 한진그룹은 물론 한국항공산업에 큰 손실이다. 문재인정부들어 조회장과 일가족, 그룹임직원들은 유례없는 곤욕과 수난을 당했다. 그를 포함해 부인, 딸들이 10여차례 이상 구속영장심사를 받았다. 모든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그와 가족들은 지금도 숱한 재판을 받고 있다. 그와 한진그룹은 공정위 국토부 관세청 검찰 경찰 국세청 보건복지부 등으로부터 전방위 압박을 받았다. 딸 현아 전부사장의 땅콩후진사건과 조현민 전전무의 물컵사건등이 과잉보도됐다. 조회장일가는 여론과 정권의 호된 시련을 받았다. 여론재판이 마녀사냥으로 변질됐다.
문재인정권은 여론에 편승해 온갖 압박을 가했다.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까지 동원해 조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을 막았다. 특정정권이 특정기업주를 향해 재산권침해논란까지 무릅쓰며 가족일가를 초토화하고, 경영권까지 배제하려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연금사회주의로 간다는 우려가 커지게 했다.
조양호회장이 8일 예기치 않게 타계한 것은 항공산업에 커다란 손실이다. 대한항공은 조회장의 리더십과 경쟁력강화, 과감한 첨단기종 구매, 서비스혁신등에 힘입어 세계적인 항공사로 도약했다. 그는 문재인정부들어 숱한 압박과 핍박을 당해 심신이 쇠약해진 상태였다. 그의 가족은 여론재판의 희생양이 됐다. 그는 이제 영면에 들어갔지만, 대한항공은 조원태사장과 전문경영인이 협력해서 더욱 발전해야 한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세계적인 항공사로 계속 비상해야 한다. /대한항공 제공
오너일가의 도덕적 논란으로 인해 조회장이 평생 노력해온 사업보국, 항공보국은 심하게 평가절하됐다. 대한항공이 과거처럼 국적항공사였다면 부실경영과 방만경영 효율성 저하등이 심했을 것이다. 세계10대항공사로 부상한 것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조중훈회장과 조양호회장의 대를 이은 서비스와 정비 등 경영혁신과 최신항공기 구매, 효율성 추구등이 열매를 맺었기에 5000만 국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국적항공사로 도약했다. 화물운송분야에선 세계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회장은 국가스포츠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 탁구협회 회장을 맡아 비인기종목 발전에 기여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물심양면으로 성공적인 대회개최를 위해 힘을 쏟았다. 그는 비록 박근혜정부에 의해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석연찮게 해임됐다. 그는 최순실의 부당한
이권요구에 대해 단호하게 뿌리치다가 중도하차했다. 그의 강직한 성품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한몽골친선과 유대증진에도 기여했다. 몽고사막등에 장기간 식목을 주도했다. 미국 조야에도 탄탄한 인맥을 형성해 대미협력증진에 숨은 역할을 했다. 한미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문재인정부들어 로스앤젤레스에 80층짜리 윌셔그랜드호텔을 지어 한미동맹 유지에 일정 역할을 했다.
일본도 국적항공사 JAL이 부실경영과 만성적자로 인해 대대적인 경영수술을 받아야 했다. 급기야 일본재계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회장이 구원투수로 파견돼 대규모 감원과 금융지원등으로 회생시켰다.
이제 조회장은 천국으로 올라갔다. 최근 당한 모든 환란과 핍박은 잊고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 것. 92년에 대한항공 사장을 맡아 27년간 대한항공을 세계적인 항공사로 도약시킨 조회장의 공적과 리더십은 영원한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한국은 글로벌경영자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정권과 공권력, 시민단체들은 대기업총수를 깎아내리고 망신주기 바쁘다. 한국경제가 세계10대대국으로 도약한데는 글로벌기업총수들의 리더십과 헌신, 사업보국등이 결정적이었다.
조회장은 영면에 들어갔지만, 대한항공은 지속돼야 한다. 아들 조원태사장과 전문경영인이 합심해 조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더욱 경쟁력있는 항공사로 발전시켜야 할 책무를 안고 있다. 여론의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할 대대적인 그룹이미지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항공사로 발전해야 한다. 조회장은 이제 함께 하지 못하지만, 그의 리더십과 공적은 영원할 것이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