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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최저임금 입법 시계제로…기업 아우성만

2019-04-08 14:24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나중에 정권이 바뀐다 하더라도 얼마만큼 되돌릴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주변 기업인들 만나면 다들 자기 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하겠다는 얘기 밖에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다들 나름 탄탄한 기업들인데도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소득주도성장이요? 제조업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미국과 유럽에 전자부품을 수출하는 한 중소제조기업 대표이사 김모씨는 8일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급증하는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주 52시간제 계도기간이 지난달로 종료된 만큼 사업주들이 처벌 받을 위험이 커졌다"며 "업종별로 다를 수 있지만 기업을 붙잡을만한 유인이 없는한 이대로 가다가는 실적 악화와 투자위축, 고용감소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악순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 입법을 둘러싼 국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등 소득주도성장정책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입법은 여야의 극한대치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 기업인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날 4월 임시국회가 개최됐지만, 지난달 국회가 미뤄둔 탄력근로제(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 쟁점 현안이 모두 논의 테이블에 올라 여야간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또한 상법·공정거래법 등 당장 급한 이슈는 아니더라도 지난해부터 넉달 넘게 여야간 이견이 첨예한 지배구조 관련 개정안은 기업의 숨통을 계속해서 조일 것으로 관측된다.

산자위·정무위·기재위 등 관련 각 상임위원회에서도 소비자·국민·기업들에게 경제적 자유를 허하고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다수의 입법안 또한 여야 정쟁으로 계류 중이다.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하고 4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될 25일 전후에도 여야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원내대표들은 8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정례회동에서 '일하는 국회법'에 서명을 했다. 4·3 재보궐선거를 마친 여야는 이번주부터 정국 현안을 놓고 물밑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사진=미디어펜


경제 신호는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7일 발간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상황에 대해 지난해 11월 '경기 둔화'로 바꾼지 5개월 만에 '경기 부진'이라는 진단을 내리면서 우려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경기 부진' 근거로 민간소비증가 둔화·설비투자감소 심화·수출감소 지속·광공업 생산감소 확대·서비스업 생산증가 축소 등을 들면서 "둔화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취업자 수가 사상 최소를 기록했고, 하락 폭은 8년 만에 최대치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같은날 생산·투자·고용·소비 등 부문별 15개 지표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하락(부진) 10개·정체 5개'라면서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전년도 동분기보다 1.0%p 하락한 1.8%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이 투자처를 찾아 해외로 탈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세금 뿌린 단기 공공일자리 만들기에 여념 없는 정부가 언제까지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할지, 국회가 경제활성화 입법안들을 통과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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