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노르웨이국부펀드(GPFG)가 노르웨이 재무부의 벤치마크 채권지수 내 신흥국 제외 허가에 따라 향후 '한국계 채권을 포함한 신흥국 채권보유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혀, 관련 '신흥국에서의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부각되면서, 8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0.76% 급등하는 등 요동쳤다.
그러나 이 문제가 국제금융 및 국내금융시장에 '실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9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PFG는 전체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을 70%로 늘리는 대신 신흥국 채권 비중을 축소할 방침이다.
신흥국 지수에 포함된 '한국, 멕시코, 러시아, 폴란드 등 10개국'과 지수에 없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의 채권 투자 축소'가 예상된다.
GPFG가 보유한 전체 신흥국 채권은 338억 달러로 전체 채권투자의 11.0%를 차지한다.
구체적 축소계획은 의회 심의 이후 진행되며, 노르웨이 정부는 포르폴리오 재조정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허용할 방침이며, 전체 채권투자 중 '최대 5%(150억 달러)까지는 예외'를 둘 수 있다.
시장에서는 GPFG의 '신흥국 채권 축소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새로운 이슈도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GPFG는 지난 2017년 9월 초 원화채를 포함, 이머징 마켓 채권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었다.
아스모어 그룹은 실제 총 매도금액을 140억 달러 내외로 전망하면서, 점진적 시행과 5% 예외 규정을 들어 '시장 영향은 제한적'으로 봤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시장 영향은 매도기간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하고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매도'가 이뤄질 소지가 많다"고 점쳤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이번 조치는 전략적 결정의 일환으로, 벤치마크 변경이 '이머징에 대한 비관적 시작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시장내 수익률 추구 기조는 여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도 '우리나라 국채의 경우 벤치마크에서는 제외되지만 5% 예외조항에 포함'돼 비중 조정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2008년 이후 'GPFG가 국내 주식 보유를 꾸준히 늘려가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GPFG는 '비중이 작은 국가부터 우선적으로 제외시킬 가능성'이 있고, 2월말 국내 주식보유액은 14조 10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주식 보유 상위 8위에 해당한다는 것.
황재철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GPFG 자금이 전부 유출되더라도 수년에 걸쳐 이뤄질 것이며, '외환시장에 관련 물량이 출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남아있는 GPFG의 원화채권 잔액은 0~2조원 수준으로 추정돼, 사실상 '국채시장(잔액 678조원)을 흔들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과거 2016년 시장을 흔들던 템플턴 펀드 보유 원화채 잔액이 2조원 이하로 감소하자 영향력이 급감했었다"고 지적했다.
또 "8일 금리 흐름은 환율과 반대로 움직여, '시장은 GPFG 매도 물량을 충분히 소화하면서 오히려 추가 매수에 나섰다'는 의미이며, 이들을 추종한 기타 국부펀드의 매도도 없었던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GPFG가 한국 국고채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는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GPFG가 보유한 국고채 규모가 6조원 미만으로, 전체 국고채의 0.9%"라며 "2017년도에 이미 방침을 공개한 사안이라, 시장 충격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매각 속도를 예의주시해서 철저히 대응하고, '필요하면 국고채 발행 물량도 조정'하는 등 대비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