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재난주관방송사인 KBS가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도 불구하고 ‘오늘밤 김제동’을 방송하는 등 ‘늑장 특보체제 전환’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9일 KBS를 항의 방문했지만, 논란을 해명해야 할 양승동 KBS 사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한국당 ‘KBS의 헌법파괴 저지 및 수신료 분리징수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대출 의원 등 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이후 KBS를 찾았지만, 양 사장과 만나지는 못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양 사장은 별다른 외부일정이 없었음에도 한국당과의 만남을 거부했다고 한다. 다른 관계자는 “KBS에 갔더니 부사장이 나왔고, ‘양 사장은 면담을 거부한다, 안 나온다’고 했다”고 전했다.
양 사장은 지난해 5월 8일 KBS를 방문한 안철수 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를 환대한 바 있다. 반면 이날은 한국당의 항의 방문을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양 사장에 대한 비판은 지속될 전망이다.
KBS는 이번 사태 이전에도 공영방송이라는 지위에 맞지 않는 실수를 쏟아냈다. 지난 2월 13일자 ‘KBS 뉴스9’에서 전날 일기예보가 재방송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KBS는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에 출연,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승만은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발언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KBS 공영노동조합은 “김 씨가 이미 특정 이념과 정파성에 경도된 인물이라고 치더라도 그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KBS는 공영방송이 맞나”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KBS의 경영 문제나 편파 보도 문제에 대해 국회에서의 현안질의를 통해서 앞으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며 “양 사장은 오늘부로 사장으로서의 임무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특위 차원의 사퇴요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앞서 원내대책회의에서 “결국은 KBS 사장이 사퇴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