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무면허 음주 뺑소니 혐의로 기소된 뮤지컬 배우 손승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홍기찬 부장판사)은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손승원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당초 손승원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경우 처벌을 강화하도록 한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죄,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기소됐으나 재판부는 법리적 이유로 특가법상 도주치상죄를 적용했다.
특가법상 음주 상태로 차를 운전하다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처벌 기준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을 치어 다치게 한 뒤 도주까지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유기징역의 상한이 없어 최대 징역 30년까지 선고하는 무거운 처벌이 가능하다.
재판부는 손승원이 음주 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뺑소니까지 했기 때문에 윤창호법이 아닌 특가법상 도주치상죄를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피해자들의 피해가 회복된 점, 군 입대를 앞둔 피고인이나 가족이 자유로운 사회활동이 가능할 정도의 관대한 선고를 기대하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음주운전죄는 자신뿐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신체를 침해할 수 있는 범죄로서 그간 계속 엄벌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런 사회적 요청을 반영해 최근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의 법 개정이 이뤄져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전에 음주운전으로 2차례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또다시 사고를 내고, 사고를 수습하는 경찰에게 동승자가 운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며 책임을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여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적용하는 법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재판부는 "교통사고 범죄 중 형이 무거운 유형 중 하나인 치상 후 도주죄를 저지르는 바람에 아이러니하게도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 그러나 재판부는 "음주운전을 엄벌하라는 입법 취지는 이 사건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양형 이유를 밝혔다.
손승원은 지난 1월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음주운전,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4시 2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학동사거리에서 만취 상태로 부친 소유의 자동차를 운전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다. 당시 손승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06%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으며, 음주운전과 도주 과정에서 중앙선을 넘어 달렸다. 사고 피해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는 경상을 입었다.
검찰 측은 징역 4년을 구형했고, 손승원은 지난달 열린 공판 최후 진술에서 반성의 뜻을 밝히며 선처를 호소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