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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주열 "수출·투자 부진에 성장률 조정…금리인하 단계 아냐"

2019-04-18 12:48 | 박유진 기자 | rorisang@naver.com

사진=한국은행 제공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1·4분기 중 수출과 투자의 흐름이 부진한 점 등을 반영해 올해 경제 성장률을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며 "추경 집행 여부와 상관없이 현 단계에서 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회위원회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가진 뒤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또한 1월 전망치 2.6%에서 2.5%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리와의 일문일답.

Q. 경제 성장률을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는데 정부가 6~7조원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을 편성하기 한 것이 반영됐는지. 만약 반영되지 않았다면 이번 추경 예산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는가?

이번에 연간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한 것은 1·4분기 중 수출과 투자의 흐름이 부진한 점 등을 반영한 결과다. 1·4분기 중 수출과 투자의 흐름을 점검해보니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했다. (추경 미반영)아직 추경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4월 전망에는 추경을 반영하지 않았다. 전망이 어느 정도 반영하려고 한다면 추경의 규모라던가 구성 내역, 지출 시기 등 이런 것이 어느 정도 확정돼야 한다. 다음 전망 조정 때에는 그 효과를 말할 수 있겠다. 또 앞으로 정부가 추경을 포함해 재정지출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데, 1·4분기 중에 부진했던 수출과 투자도 앞으로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Q. 오늘 통화정책결정에서 두 가지 문구가 사라졌다.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서 판단해나갈 것',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경기 진단에 대한 평가 문구가 사라졌다. 문구 삭제 배경을 포함해 이를 금리 인상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최근의 경제 성장과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해볼 때 지금부터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의 방향성을 사전에 적어놓기 보다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정리, 우리가 예측한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그대로 갈지 등을 지켜보면서 정책을 경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반기로 가면서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사실상 글로벌 무역 분쟁이 어떻게 전개될 지,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우리가 봐왔던 대로 갈 수 있을지 그런 우려가 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악화된다면 하방리스크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미중 무역협상이 원활하게 타결된다던가 추경 편성이 확정된다고 하면 이것은 반대로 상방리스크로 작용해 쭉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국내는 여전히 높은 가계부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다시 증가세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어 경계심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거시건전성 규제에 올인해 가계부채 증가세는 좋아지는 측면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자 문구를 삭제했다. 다만 문구를 삭제했다고 해서 금리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Q. 성장과 물가전망이 하향됐는데 저성장·저물가 디플레이션(deflation) 리스크가 이전보다 커졌다는 분석이 있다. 디플레이션 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총재의 의견은?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은 결론부터 말하면 상당히 낮다고 본다. 디플레이션이란 가격이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전반에서 지속적해서 하락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 중반으로 떨어져서 그런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물가가 큰 폭으로 낮아진 원인, 앞으로의 여건 등을 감안해볼 때 일부에서 우려하듯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물가상승률 하락 요인은 모두발언서 말했듯 석유와 농축산물 가격 약세 등 일시적 공급 요인, 또 정부의 복지 정책 강화에 주로 기인한 결과다. 여기에 정부 정책의 효과 등을 제거한 뒤 경기상황과 조금 관련이 높은 물가 지표를 따로 분석해보면 물가는 1%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다.
또 앞으로 보면 임금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고 앞서 말한 공급 측면의 물가 하방 압력이 그간의 하방압력에 작용했는데, 그런 압력도 완화되면서 성장 물가상승률은 1% 초·중반, 1%대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직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아직도 유효한지.

현재로선 금리 인하 검토 가능성은 없다고 말씀드린다. 다시 반복하는 말이지만 이번 성장률 조정은 1·4분기 중에 수출과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점을 반영한 결과다. 앞으로는 여러 요인들에 의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물가도 공급 요인과 복지정책 강화로 많이 낮아졌지만 경기와 밀접한 물가는 꾸준한 상승 보이고 있고 그런 점에서 보면 하반기 이후에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대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안정 측면에선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총량은 매우 높은 수준이고 다시 증가세가 살아날 가능성은 없는지 그런 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여전히 금융안정성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Q. 금융안정상황에 대한 평가와 거시경제 효과를 언급했다. 경계는 계속해야겠지만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할 필요성은 많이 줄었다고 보는지?

가계부채 둔화세에 따라 통화정책이 대응할 사항이 아니냐는 해석은 조금 성급하지 않나 싶다. 방금 전 말했듯 금융안정상황 측면에서 보면 경계를 늦출 수 없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최근 6개월간 둔화 움직임 보이고 있다. 주택경기라던가 정부의 강력한 복지정책에도 결과에 상당히 영향을 받은 결과다. 그렇지만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기준으로 보면 100%, 가처분 소득 기준으로 보더라도 OECD 여타 평균 국가에 비해 높고, 이제는 가계부채 규모가 경제 성장을 제약할 그 수준까지 왔다는 경고도 일부 기관에서는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가계부채가 소위 명목소득을 넘어서는 증가세가 지속되는 것은 개선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소득을 웃도는 증가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Q.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부가 추경에 나서면 경기 부양을 위해 한은도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추경을 집행하게 됐을 때 금리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가?

정부가 재정지출 늘리면 금리를 인하하는 게 맞냐는 의견은 도식적이고 그런 해석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가 우리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 완화적 수준으로 보고 있고, 정부가 추경을 하니까 중앙은행도 따라가야 한다는 그런 식의 예단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방금 전 말했듯 예상했던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한다고 볼 때 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는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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