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세종텔레콤 등 통신사들이 수년간 공공기관 전용회선 사업 입찰에 서로 돌아가며 한 업체를 밀어주는 식으로, 담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KT가 사실상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돼 가장 엄중한 검찰 고발 조치가 이뤄졌는데, KT에 대한 금융당국의 케이뱅크 대주주 자격 심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공분야 전용회선 사업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통신 4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33억 2700만원을 부과하고, KT는 검찰에 고발한다고 2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5년 4월~2017년 6월 공공기관들이 발주한 12건의 공공분야 전용회선사업 입찰에서, 일부러 참여하지 않거나 참가는 하되 막판에 빠지는 '들러리'를 서는 등의 방식으로, 한 업체가 낙찰받도록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전용회선이란 전용계약에 의해 가입자가 원하는 특정 지점을 연결하고, 그 가입자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신회선으로, 공공기관들이 안정적인 통신 연결을 위해 사용하는데, 이들 통신사들은 전용회선 사업 입찰이 진행되면 서로 돌아가며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담합을 벌였다.
2015년 4월 공고된 행정안전부의 '국가정보통신망 백본회선 구축사업'에서는 KT가 낙찰을 받았는데,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불참했고 세종텔레콤은 들러리를 섰다.
같은 달 '국가정보통신망 국제인터넷회선 구축사업'에서는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각각 낙찰받는 대신 KT는 들러리였고, 그해 6월 미래창조과학부의 '기반망 회선사업자 선정 용역'에선 KT가 낙찰받는 대신 세종텔레콤은 들러리를 섰으며,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불참했다.
이에 따라 해당 입찰은 수의계약으로 전환됐고, 사업을 따낸 업체는 100% 가까운 높은 낙찰률로 사업을 수주했다.
그만큼 국민 세금이 이들 담합 업체들의 주머니에 들어간 셈이다.
낙찰받은 업체는 도와준 업체들에게 쓰지도 않으면서 회선이용료를 지급하는 식으로 그 대가를 지불했다.
5건의 입찰에서 낙찰자는 들러리 등에게 실제로 회선을 빌려 사용하지도 않으면서도, 총 132억원의 회선이용료를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KT가 57억 4300만원으로 가장 많고, LG유플러스가 38억 9500만원, SK브로드밴드는 32억 7200만원, 세종텔레콤 4억 1700만원 등 순이다.
특히 이번 담합은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KT가 주도한 것으로 보고, 검찰 고발을 하기로 결정했다.
공공분야 전용회선 시장 시장 점유율은 KT가 38%, LG유플러스 25%, SK브로드밴드는 16%다.
KT가 담합 혐의로 검찰 고발 대상이 됨에 따라 KT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되기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 최근 금융위원회에 '한도초과 보유주주 승인 심사' 신청을 했으나, 금융위는 공정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심사를 중단한 상태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