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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에게 '연기대상'을…전국민 속인 눈물 연기, 웃프게 끝난 19일짜리 미니시리즈

2019-04-30 07:53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쯤 되면 연기대상 감이다. 눈물 연기로 전국민을 속이고 19일을 버텼으니. 박유천 주연 화제의 미니시리즈 '난 마약을 하지 않았다'는 웃픈 결말로 막을 내렸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배우 겸 가수 박유천이 그동안 일관되게 유지해온 결백 주장을 접고 마침내 혐의를 인정했다. 2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등에 따르면 박유천은 이날 조사에서 마약 투약 및 마약 구매 사실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 각종 정황 증거가 나오고 마약 양성반응까지 나왔으니 그럴 줄 알았지만, 눈물의 기자회견이 워낙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혹시 정말 결백한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연예인 A군과 함께 마약 투약을 했다는 폭로가 있었다. 그 A군으로 박유천이 지목되는 것은 당연했다. 둘은 한때 결혼을 약속했다가 결별한 전 연인이었다.

사진='더팩트' 제공



경찰의 A군에 대한 조사가 임박했던 지난 10일, 박유천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A군이 자신임을 먼저 공개하면서 박유천은 결코 황하나와 함께 마약을 한 적도 권유한 적도 없다고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평생 마약을 해본 적이 없다고 직접 얘기했으며,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다.

이후 박유천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미 상당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었다. 박유천이 마약상으로 의심되는 인물의 계좌로 송금하고,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약속된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고, 헤어졌다는 황하나와 집 등에서 만나는 CCTV 영상이 있었다.

하지만 박유천은 모두 마약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황하나의 부탁으로 마약인지 모르고 구매를 해줬으며, 결별 후에도 황하나가 가끔 연락하고 찾아오기도 해 원망을 들어주고 달래느라 만나줬지만 함께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유천은 경찰 조사를 받으러 나오면서 체모를 거의 완벽하게 제모했고, 머리와 눈썹 등은 염색을 했다. 마약 검사에서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로 보였지만, 박유천은 콘서트 준비를 할 때 제모는 늘 하던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박유천의 다리털에 남아있던 필로폰 잔류 성분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음을 밝혀냈다. 박유천은 이런 증거들을 토대로 지난 26일 구속됐다. 명확한 증거가 나왔음에도 그는 마약 성분이 어떻게 체내로 들어갔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더팩트' 제공



그러다 29일 경찰 조사에서 더 버티기는 힘들었든지 마약 투약을 인정했다. 기자회견으로 눈물의 결백 호소를 한 지 19일만이다.

연기자 경력에 걸맞게 박유천은 역대급 '결백 연기'를 펼쳤다. 마약 검사를 피하기 위해 제모와 탈색을 하는 등 시나리오도 잘 짰다. 잇따라 증거가 나와도 메소드 연기로 '난 모르는 일'이라 주장했다. 마약 양성 반응에는 뻔뻔한 연기도 불사했다. 그러다 결말에 이르렀음을 알게 된 듯 혐의를 인정하고 연기를 끝냈다.

박유천은 거짓말 기자회견까지 하며 혐의를 부인해왔던 것에 대해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동안의 주장을 꺾고 혐의를 인정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웃픈 결말이다.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한류스타 박유천이 마약 범죄자로 드러난 결말이 비극적이다. 눈물의 기자회견은 돌아보니 헛웃음이 난다. 대국민 사기극을 펼칠 정도로 완벽해 보였던 그의 '연기대상'급 재능이 아까울 뿐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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