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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이후 각오 다지는 한국당 “다시 강고한 투쟁”

2019-04-30 18:03 | 김동준 기자 | blaams89@naver.com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3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전날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등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직후 열린 의총이라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있었지만, 한국당 지도부는 “다시 강고한 투쟁을 해 나가자”며 각오를 다졌다.

이날 의총장에는 눈길을 끄는 의원들이 다수 보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상·하의 모두 검은색 복장으로 등장해 상복을 연상케 했고, 박대출 의원은 아예 삭발한 상태로 나타났다. 박덕흠 의원처럼 몸에 깁스를 한 의원도 몇몇 있었다. 새벽까지 패스트트랙 충돌로 피곤해 보이는 의원이 많았다.

의총장 앞에는 ‘문재인 독재자,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평소 같았으면 의원들 간에 안부를 묻느라 왁자지껄했을 의총장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다만 이채익 의원은 의총장에 들어오자마자 기자들에게 “국회사무처의 편파적인 부분이 도를 넘었다”며 “국회사무처 입법차장이 예민한 시점에 편파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자유발언을 신청한 의원들은 패스트트랙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나 원내대표처럼 검은색 복장으로 연단에 선 박선숙 의원은 “의원직 총사퇴를 건의한다”며 “방을 빼는 수준으로 사퇴해야 한다. 광장으로 출근하고 특별당비를 내자”고 제안했다. “이번에 생전 처음 동지애라는 것을 느껴봤는데, 저희는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데 동참해 달라”고도 호소했다.

삭발한 상태로 이목을 집중시킨 박 의원은 “오늘 자정부로 20대 국회는 죽었다. 민주주의도 죽었다”며 “사그라진 민주주의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작은 저항의 표시로 의총 전에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머리를 깎았다”고 설명했다. “이제 국민과 함께 싸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수처와 선거법은 반드시 후회하는 자살골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기도 했다.

이들에 앞서 모두발언에 나선 한국당 지도부는 “다시 투쟁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황교안 대표는 “이제부터 강고한 투쟁 해 나가야 한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게 된다”며 “어제는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니 지친 모습들이었지만, 지금 다시 보니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고 좌파독재를 끝장내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인다.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자유”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넘어, 보수우파를 넘어, 모두 빅텐트 안에서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한다”며 “이제 반정권·반문재인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유한국당은 3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의총에서 모두발언 중인 나경원 원내대표./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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