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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끝 패스트트랙 지정…정당별 이해득실은?

2019-04-30 16:51 | 김동준 기자 | blaams89@naver.com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공직선거법 개정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이 진통 끝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향후 순탄하지는 않겠지만 각 정당은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분주하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커진 정당은 정의당이다. 정당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주된 내용인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 본궤도에 올라서다. 지역구 의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군소정당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동자와 진보 계층을 중심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지율을 얻는 정의당으로서는 해당 선거법만 통과되면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늘릴 여지가 생긴 셈이다.

현재의 지지율만 놓고 보면 다소 부진하지만, 민주평화당 역시 호남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사실상 민주당과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며 향후 정국에서도 범여권 정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따른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될 경우 총선에서의 의석수 확보 측면에서 모두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 손해로 작용한다. 선거법 개정안은 현행 253석인 지역구 의석을 225석으로 줄이는 대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민주당과 한국당은 총선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며 형성된 범여권 정당과의 연대를 다시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반면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1호 개혁법안인 공수처법을 얻었다는 점이 득이라면 득이다. 하지만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당을 배제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잃었다는 비판도 함께 받게 됐다. 야권 관계자는 “공수처에 목을 맨 민주당이 무리하게 패스트트랙을 강행했다”고 짚었다.

한국당은 강한 투쟁으로 제1야당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보수통합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범여권 정당과의 물리적 충돌을 두고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지만, 되레 보수 결집 효과도 불러일으켰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흐름을 증명하듯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보수 빅텐트”를 거론, “반정권·반문재인 투쟁”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별다른 이득 없이 손해만 보게 된 쪽은 바른미래당이다. 당 지도부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강제 사임하면서 분당의 명분을 줬기 때문이다. 당내 바른정당계는 이번 사태를 겪으며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는 모습을 보였다. 4·3 보궐선거 참패로 금이 간 당 리더십에 대한 불신임 논란이 이제는 임계치를 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바른정당계 좌장 격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새벽 패스트트랙 지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책임져야 할 분은 빠른 시일 내에 책임져야 한다”고 한 상태다.

지난 25일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여야4당이 추진하려는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국회 본청 의안과 앞을 봉쇄하고 있다./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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