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장윤진 기자] 내년 4월 총선을 1년 남겨두고 더불어민주당은 3일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공천 룰'을 변경했다고 밝혀 본격적인 물갈이 신호탄이 될지 당내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공천 룰'과 관련해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공천 심사시 가산점을 최고 25%로 상향하고 청년과 장애인, 당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자에게 가산 범위를 현행 10~20%에서 10~25%까지 높이기로 했다.
반면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전원 경선을 거치도록 하고 선출직 공직자 평가 결과 하위 20%에 대한 감산은 10%에서 20%로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전략 공천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번 민주당 발표에 대해 당 공천을 노리는 정치권 인사들은 유불리를 따지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 내외에서는 이번 '공천 룰' 변경이 '3선 이상 중진 의원 프리미엄'을 낮춰 비문 세력을 견제하고 청와대 출신 친문 정치신인을 등장시키기 위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신인들을 대거 등용할 공천 룰 변경에 찬성하지만, 이는 비문 세력을 배제하는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상 현재 정치권에 친문 세력은 적지만 그들은 주로 나이가 어린 정치신인들"이라며 "60대 이상 중진 의원이나 비문 세력들이 좋든 실든 친문 신인들이 정치적 감각과 경쟁력을 갖고 있어 대거 등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 또한 이번 '공천 룰'에 대해 "룰 변경의 큰 방향은 정치신인에게 길을 더 열어주고 현역에게 더 엄격하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조승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는 비문, 친문에 기울지 않게 당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이번 공천 룰 조항에서 현역 자치단체장에게 패널티 25%를 물려 정치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비한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조 부대변인은 "다만 친문 세력 확장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억측"이라며 "청와대 출신 비서관 몇 명이 총선을 준비하고 있긴 하지만 가산점 10%를 받는다 하더라도 신인들은 현역과의 경쟁에서 쉽지 않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현역 국회의원들은 보좌관을 최소 9명을 두고 있고 지역위원회 당원 데이터베이스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메리트가 있어 경선을 하면 신인들에게 전적으로 불리하다"며 "하위 20%를 감점해 공정한 경쟁구도의 출발선을 맞추자는 취지이지, 특정 세력을 확장하기 위함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이날 확정한 공천 룰 세부규칙에 대해 당내외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정치신인 진입장벽이 낮아져 여성, 장애인, 청년 등 그룹별 참여가 내년 총선 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