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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1인 미디어 시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왜곡돼 왔나

2014-08-04 17:42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트위터발 혁명이라 불렸던 SNS 지형에 변화가 일고 있는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라는 이름답게 양질의 정보 공유와 친목이 주를 이루어야 할 SNS가 유독 대한민국에서는 제 기능을 상실한 채 ‘좋아요’와 억지 공감을 구걸하는 공간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정보전달의 정확성에 있어 경우에 따라 낙제점에 가까운 1인 미디어에 대하여는 개인이 자율적으로 윤리를 설정하는 등 이를 통한 도덕의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가짜 이력을 내걸거나 여론을 주도한다는 착각에 빠진 몇몇 이들로 인하여, 발전적인 토론은 없고 주장과 질시만 난무하는 정치 과잉의 세태가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자유주의예술토론회, ‘1인 미디어 시대, 빛과 그림자’에서 1인 미디어의 선동 도구화를 지적하는 이문원 미디어워치 편집장. 

자유경제원은 4일 오후 3시 자유경제원 5층회의실에서 ‘1인 미디어 시대, 빛과 그림자’ 자유주의예술토론회를 갖고 1인 미디어의 선동 도구화를 지적하고, 정치과잉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의 자율적 윤리 설정 등을 통하여 도덕의 문제를 제기함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이날 발표자로 참여한 이문원 미디어워치 편집장는 “트위터는 극단적으로 편향되고 자폐적인 방향으로, 폭발적 전파를 위해 허위사실 유포까지도 감수하는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고 밝혔다.

이 편집장은 이날 발제를 통해 ‘1인 미디어들의 사회적 영향력과 확산성’을 분석하면서 “액면 사용자가 100만에 미치지 못하는 트위터가 유명인의 입을 통해 2차적 기사 생산의 역할을 하면서 소통 보다는 정치투쟁을 위한 단순 지령 전달 체계로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편집장은 “페이스북의 경우 ‘교환일기’에 가까운 성격을 지녀 사회적 영향력이 적은 반면 트위터는 실질적 선동의 주역을 차지한다”면서 “트위터는 ‘나’란 사람의 삶과 개성을 알리며 소통하는 도구라기보다, 엄밀히 말해 ‘메시지’의 핵으로 ‘정보’가 우선시되기 때문에 개인 단위의 소통도 유명인이 쏟아내는 정보 중심으로 흐르기 때문에 사회적 영향력은 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정치투쟁에 피로증세를 겪은 대부분의 유저들은 트위터를 이탈해 페이스북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는 추세인데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이 편집장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극히 제한된 수의 동일 성향 이용자들끼리 서로서로들 각자 유언비어와 각종 욕설 등을 소비하며 즐기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 수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 편집장을 비롯하여 왕치선 음악평론가, 이근미 소설가, 최공재 감독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 자유경제원 주최, ‘1인 미디어 시대, 빛과 그림자’ 자유주의예술토론회 전경. 자유경제원은 자유주의 시각에서 예술분야에 대해 토의하는 자유주의예술포럼을 운영하고 있으며 월 1회 토론회를 개최한다. 4일 토론회는 지난 7월 1일 ‘문화융성, 무엇이 올바른 정책인가’ 토론회에 이은 두 번째 토론회다. 

다음은 이문원 미디어워치 편집장의 발제문 전문이다. 

현재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라 불리는 1인 미디어는 대략 트위터와 페이스북 정도로 대표된다. 이들 SNS, 1인 미디어들엔 여러 기능과 현상, 패턴 등이 존재하나, 여기선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과 그 확산성, 그리고 그에 따라 여타 올드미디어와 만나 벌어지는 결과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망해본다.

싸이월드가 문제 되지 않았다면 페이스북도 문제 되진 않는다

먼저 페이스북부터 살펴보자. 페이스북은 2003년 ‘페이스매시’, 2004년 ‘더페이스북’을 거쳐 2005년에 현재의 facebook.com으로 자리 잡은 SNS다. 등장한 지 10년이 채 안 됐지만, 이미 전 세계 11억5500만 명(2013년 기준) 이상의 활동 사용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사용자 규모 면에서 압도적으로 최대의 서비스다.

국내에선 2010년대 이후, 특히 2012년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뤘다. 2011년 400만 명대 사용자에서 2012년엔 1000만 명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기준 1100만 명의 활동 사용자를 보유(페이스북코리아 집계)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국민의 21.5%가 페이스북 활동 사용자란 얘기다. 이중 90%인 990만 명이 모바일, 또는 모바일과 병행해 사용하는 사용자다. 단순 가입자 기준으로만 보면 2400만 명에까지 이르러,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 흡수한 상태다. 활동 사용자는 최저 한 달에 1회 이상 접속하는 사용자를 가리킨다.

   
▲ 페이스북 로그인 페이지. 자율적으로 인터넷 완전실명제가 정착된 페이스북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처럼 페이스북이 국내에서 순식간에 인구의 절반가량에 이르는 단순 가입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데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그 ‘전신’ 격 미디어가 존재해 사용방법과 사용효과를 이미 이해하고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미디어 이동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바로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운영한 싸이월드다.

싸이월드는 이미 1999년 (주)싸이월드로 서비스를 시작해 ‘미니홈피’를 중심으로 사용자들을 끌어 모았으며, 무려 2600만 명까지 가입자 수를 늘렸다. 이후 프리챌 등 유사 서비스들을 낳았다.

실질적으로 페이스북과 같은 사용목적을 지닌 미디어로서, 지난 2012년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도 방한 당시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란 질문에 “다른 게 없다. 페이스북은 영어를 기본으로 삼는다는 점을 빼놓곤”이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럼 이들 페이스북-싸이월드의 사회적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실질적으로 이와 같은 미니홈피형 SNS의 경우 사회적 파급효과 차원에서 별반 역할하지 않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싸이월드 당시에도 별다른 역할과 효과가 없었던 만큼, 페이스북으로 유행이 넘어온 지금도 그렇다는 얘기다.

흔히 ‘페이스북이 일으킨 사회혁명’으로 알려진 재스민 혁명, 즉 2010년부터 2011년에 걸쳐 튀니지에서 발생한 정치사회적 소요와 이에 영향을 받아 일어난 2011년 이집트 혁명도 마찬가지다.

후자의 경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군부에 권력을 이양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반향까지 일으켰으나, 여기서 페이스북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은 무리란 의견들이 많다.

페이스북은 기본적으로 실명 등록제이기에 정부의 압력에서 벗어나려 가명으로 등록하려는 운동가들에게도 실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실명을 공개했다가 당국에 체포당하는 운동가가 나오는 등 문제가 많아 운동의 핵심으로 작용하긴 어려운 측면이 많았다.

이 같은 문제점 탓에 실제 운동에선 기존의 오프라인 식 입소문이나 전단지가 주력이었고, 페이스북 등은 실질적으로 운동을 조직한 게 아니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예나 지금이나, 그 어떤 이름으로 불렸건 간에, 이른바 ‘교환일기’에 가까운 성격을 지니고 있을 뿐 별다른 사회적 역할은 존재하지 않는단 방증이다.

특히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SNS의 사회적 영향력 차원 문제점들을 돌아보려 할 때 크게 고려할 필요가 없는 미디어다.

실질적 선동 SNS의 주역, 트위터

이제 트위터의 경우를 보자. 2006년 처음 등장한 트위터는 2014년 4월 현재 전 세계 가입자 수 9억7000만 명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그중 활동 사용자 수는 4억3000만 명대로 전체의 절반이 채 안 되며, 100건 이상의 트윗을 작성한 실질 사용자는 전체의 13% 정도에 불과하단 통계다. 가까스로 1억 명대를 넘어서는 수치로, 페이스북에 비해 10%도 채 안 된다.

한편 이중 한국 가입자 수는 대략 600만 명대로 추산되며, 그중에서 활동 사용자로 볼 수 있는 이들은 약 100만 명 수준이란 잠정통계다. 이 역시도 페이스북에 비해 10% 정도에 그치는 수치다.

   
▲ 트위터를 소개하는 공식사이트 (https://about.twitter.com/) 

이는 트위터의 실제 기능 및 속성과 밀접하게 결부돼있는 부분이다. 트위터는 엄밀히 말해 ‘단순 메시지 서비스’다.

140자 한도 내에서만 트윗을 작성할 수 있고, 전송된 트윗은 사용자의 프로필 페이지에 표시된다. 그런데 여기서 위력을 발휘하는 게 팔로우 기능이다. 이에 대해선 위키백과의 설명을 비는 게 용이하다.

“영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들을 지원하며, 지역에 제한 없이 전 세계 이용자와 짧은 글로 대화를 주고받거나 친구를 맺을 수 있다.

사용자 수가 많으며, 실시간 대화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오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시작한 이야기가 급속히 유포되어 세계적인 이슈가 되는 일도 일어난다.

장문의 진지한 글을 쓰는 데 좋은 블로그와 달리, 트위터는 간단한 글을 손쉽게 쓸 수 있는 단문 전용 사이트이기 때문에, 이동 통신 기기를 이용한 글 등록도 편리하다.

상대방의 최근 활동을 알게 해주는 ‘팔로우(follow)’라는 기능이 있다는 점, 그리고 메신저와 같은 신속성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다른 SNS와는 달리 상대방이 허락하지 않아도 일방적으로 ‘팔로어(follower)’로 등록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이 중심이 되면, 트위터는 앞서 언급했듯 ‘교환일기’에 가까운 페이스북과는 양상이 전혀 다르게 흐르게 된다.

‘나’란 사람의 삶과 개성을 알리며 소통하는 도구라기보다, 엄밀히 말해 ‘메시지’ 중심이 되며, 그 메시지의 핵(核)으로서 ‘정보’가 우선시 된다.

그리고 개인이란 단위의 소통과정에서도 관심 가는 메시지와 정보들을 쏟아내는 유명인 중심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서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사회적 영향력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트위터는 정보를 포함한 메시지 중심으로 어마어마하게 빠른 전파력을 지니게 되며, 장문의 글을 쓰기 힘든 스마트폰 환경에 오히려 더 최적화된 기능을 갖게 된다.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며 일상생활 속에서 정보-메시지를 주고받는 만큼 그 사회적 영향력 차원에선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미디어가 돼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기능과 속성에 적응해, 실질적으로 트위터는 가장 막대한 전파력을 요구하는 정치사회적 메시지와 각종 정보들을 실어 나르는 미디어로 옮겨간 지 오래다.

2차 메시지 생산의 차원-언론보도의 문제

이제 이 같은 차원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다시 한 번 비교해보자. 언급했듯, 액면 트위터 사용자는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100만 명 정도 수준에 그친다.

조중동 일간 발행부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일주일 간 가장 많이 본 기사는 1억 클릭이 넘는 상황과 비교해본다면 더더욱 초라해지는 수치다.

그러나 트위터의 영향력은 다른 곳에서 발동된다. 강렬한 정치사회적 메시지나 정보, 그리고 그런 메시지나 정보가 보도가치 높은 유명인들 입에서 나온다는 상업적 가능성 탓에 트윗은 기존 올드미디어에 의해 메시지 재생산, 즉 보도화를 통해 2차 생산의 가능성이 부단히 높아진다는 점이다.

올해 가장 뜨거운 키워드였던 ‘세월호’를 중심으로 ‘세월호 페이스북’ ‘세월호 트위터’란 검색어를 각각 부여해 가장 뉴스소비가 왕성한 포털사이트 다음의 뉴스검색 창에서 그 수치를 비교해봤다. (2014년 7월22일 현재)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서의 반향을 다룬 기사들과 트위터 반향을 다룬 기사들 수를 비교해보기 위해서다.

‘세월호 페이스북’ 키워드로는 ‘약 8040건’이란 뉴스검색 수치가 뜬다. 반면 ‘세월호 트위터’란 키워드로는 ‘약 1만5000건’이란 수치가 뜬다.

활동 사용자 수 측면에서 페이스북의 1/10에도 못 미치는 매체가 관련 2차 기사생산 차원에서 2배 가까운 수치로 검색되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사회적 메신저로서의 역할이 2차 생산 도구인 올드미디어로부터 각광받다 보니, 트위터는 자연스럽게 그 메시지 차원에서 극단적으로 편향되고 자폐적인 방향으로, 그리고 정보 차원에선 더 폭발적인 전파를 위해 허위사실 유포까지도 감수하는 극단적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나’가 드러나지 않는 곳에선 메시지와 정보의 가치만 평가되고, 메시지와 정보 차원 가치만 평가받는 곳에선 그 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일반적으로 유통되지 않는 종류의 극단적 메시지와 정보까지 등장시키는 구도가 마련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극단적 정치사회 선동을 꾀하려는 측이 트위터를, 보다 깊이 있는 담론을 전하는 측이 페이스북을 애용하는 현상도 일어났다.

여기서 좌익 선동세력과 우익 지식인층이 갈렸다는 평가도 있다. 다음은 주간 미디어워치 2011년 12월21일자 127호 기사 ‘조국·공지영 등의 트위터 상 거짓선동, 과연 페이스북에서도 가능할까?’ 중 일부다.

“실제로 트위터의 기능을 보면 소통보다는 정치투쟁을 위한 다단계식 지령전달체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결국 트위터에서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는 몇몇 여론주도층 인사가 다수의 좌파 성향 네티즌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좌파진영의 브레인들이 또 다른 SNS 수단인 페이스북에서는 활동이 뜸하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페이스북에서는 중도우파 인사들의 활약이 더 두드러진다.

전 세계적으로도 트위터보다는 페이스북이 사용자 수 측면에서 앞지르고 있다. 오히려 인터넷 강국이라는 한국에서만 트위터가 유독 강세를 보이는 측면이 있다. 이는 다른 나라와 달리 트위터 등 SNS가 정치투쟁의 도구로 이용되면서 더 각광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페이스북과 트위터 간에는 다른 차이들도 존재한다. 페이스북은 담벼락 차단설정을 할 경우 ‘친구맺기’를 해야만 상대방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볼 수 있다.

싸이월드에서 ‘1촌맺기’를 한 이들만 상대방 글과 사진을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면 트위터는 ‘친구맺기’가 아닌 ‘팔로우’를 해야 한다. 쌍방향이 아니라 한쪽에서만 ‘따르는’ 일방적 관계가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페이스북에서는 트위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쌍방향의 관계가 설정된다. 트위터에서 조국 교수나 공지영, 이외수 작가와 같이 일방적인 지령전달체계가 아닌 사용자 개인을 중심으로 한 소통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이다.

유명인이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트위터와 달리 페이스북에서는 좀처럼 5000명 이상의 친구를 맺은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또 하나의 차이는 페이스북에서는 자신의 실명은 물론 사진과 직업까지 공개한 채 소통을 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사실상 자율적으로 인터넷 완전실명제가 정착된 것이다. 이런 사용 환경을 차이는 이른바 ‘뜨거운 트위터’와 ‘냉정한 페이스북’이란 말을 만들어냈다.

대다수 정치투쟁적 욕설, 괴담, 루머, 거짓선동은 트위터 상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에서는 이런 현상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친구맺기’를 기반으로 한 실명소통체계 내에서 자율정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투쟁 피로증세 겪고 있는 트위터, 이제 공은 다시 올드미디어로 넘어가

그러나 이 같은 특성과 속성에 의해 오히려 트위터는 점차 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한국경제 2013년 5월3일자 기사 ‘한국인 脫트위터…“피곤해 트위터”’ 중 일부다.

“최근 2~3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돌풍을 몰고왔던 ‘트위터’의 기세가 시들해졌다. 올 들어 국내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트위트 수도 크게 줄었다.

한국 특유의 맞팔 문화(나를 팔로잉하는 사람을 팔로해주는 것)와 정치적 트위트에 대한 ‘피로감’이 겹쳤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SNS 사용자는 개방형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이나 폐쇄형 SNS인 NHN의 밴드 등으로 급속히 옮겨가는 추세다.

한국경제신문이 소셜네트워크 분석 전문업체인 사이람에 의뢰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한 달간 한국인이 작성한 트위트 개수는 1억4267만개로 지난해 12월(1억7204만개)보다 17% 줄었다. 신규 가입자는 작년 1월까지만 해도 20만 명이 넘었지만 올 3월엔 절반인 10만여 명에 그쳤다. (중략)

또 모바일 리서치업체인 오픈서베이가 15~60세 트위터 가입자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트위터 이탈’은 선명하게 나타났다. 최근 한 달간 하루 평균 한 개의 트위트도 올리지 않은 사람은 28.8%였다.

응답자의 37.8%는 하루 평균 트위트 수가 1~2개였다. 하루 5개 이상의 트위트를 하는 열성 이용자는 17.7%에 그쳤다. 1년 전과 트위트 수를 비교하면 응답자의 60.8%는 ‘줄었다’고 답했고, ‘비슷하다’는 대답은 26.8%였다. ‘늘었다’는 사람은 12.4%에 불과했다. (중략)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와 관련,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정보들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심리적 부담감이 들 수밖에 없다”며 ‘맞팔’로 인해 관심 없는 정보까지 자신의 타임라인을 뒤덮어 버리는 트위터의 특성을 이유로 들었다.

또 정치적 트위트가 범람하면서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피로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위터에 비해 덜 개방적인 페이스북이나 지인들끼리 소규모로 소통할 수 있는 NHN의 밴드와 같은 ‘폐쇄형 SNS’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밴드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250여일 만에 누적 가입자 수 92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한편 트위터가 이렇게 한꺼번에 불붙었다 점차 사그라드는 추세에, 오히려 페이스북은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다음은 주간경향 2014년 2월19일자 기사 ‘SNS의 미래]페이스북 폭발적 성장 계속될까’ 중 일부다.

“대학 이메일을 통해 가입을 받았던 페이스북 초기 정책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바뀐 2006년 9월 이후에도 한동안 한국 페이스북 사용자는 없었다. 그 후 2~3년 동안에도 일부 IT전문가가 시험적으로 가입하긴 했지만 사실상 활동은 전무했다.

모바일 인터넷이 지체되던 한국에서 페이스북은 뒤늦게 ‘발견’되었다. SNS의 대표주자는 최근까지 트위터였다. 미국에서 페이스북이 먼저 서비스되고, 트위터가 보다 늦게 서비스를 시작(2008년)했지만 한국에서는 인터넷 공론장으로서 트위터가 먼저 주목을 받았다. (중략)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 2월 7일 발표한 보고서의 핵심 내용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흐름과 다른 한국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조성은 미래융합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SNS 문화는 사용자들이 네트워크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도록 확대돼가는 것을 불편해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SNS 사용행태에서 나타나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다. “처음 박사논문을 썼을 때는 페이스북은 그렇게 네트워크가 확대되는 경향 때문에 한국에서는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그런데 의외로 페이스북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경향이 나타나서 당황했다.”

조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주어진 사회문화적 상황을 깨닫기 전에 2010년 트위터로 대표되는 새로운 흐름에 대한 호기심이 압도하며 벌어진 현상으로 풀이했다.

그리고 그에 따르면 지금은 다시 움츠러드는 단계다. “처음에는 그냥 건너 아는 사람과 친구 맺는 것이 신기했고, 연락 안 되던 친구가 연결되는 것이 반가웠지만, 지금은 다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쪽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 (중략)

한국은 지난 2013~2014년을 경과하면서 확연히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폐쇄형 SNS의 성장이다. 밴드나 카카오톡 그룹과 같이 모바일을 기반으로 외부와는 단절되어 있는 특정 인맥을 기반으로 하는 SNS의 성장이다.

이미 2012년 대선을 전후로 하여 이런 흐름은 나타났다. 외부에서는 포착하기 힘든, 50~60대들의 카카오톡을 통한 정보 공유와 선거 참여 독려가 박근혜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결국은 폐쇄형 SNS의 성장이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 SNS 공론장을 대체하게 되는 걸까.

한국 상황만 놓고 보면 국정원 댓글사건 등을 거치면서 트위터에 대한 피로도나 불신은 확실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결국 밴드나 카카오톡이나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극단적 폐쇄형 SNS와 트위터로 대표되는 극단적 지령전달체계형 SNS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페이스북으로 한국의 SNS 이용자들이 점차 이동하고 있단 얘기다.

이제 가장 큰 사회적 영향력을 지니고 역시 가장 큰 사회적 폐해를 낳았던 트위터의 위세는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극히 제한된 수의 동일 성향 이용자들끼리 서로서로들 각자 유언비어와 각종 욕설 등을 소비하며 즐기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 수준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어쩌면 이미 그 단계 입구 쯤에 온 것일 수도 있다.

그럼 이제 SNS의 사회적 파급력과 영향력과 관련된 폐해를 지적하며 더 추궁해야 할 지점은 전혀 다른 곳에서 발생한다.

이렇듯 실질적으로 점차 세를 다해가는 트위터 메시지들을 굳이 기사에 실어 재생산하고 있는 기존 올드미디어와 인터넷언론들의 문제다. 대부분 좌익진영 언론들이 이런 식 기사쓰기를 지속하고 있다.

물론 좌익 언론들은 자신들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기만 한다면 일개 개인이 운영하는 하루 방문자 50여 명짜리 블로그 글도 대서특필해온 전력이 있다.

그런 차원에서라면, 진정한 사회적 문제는 이제 SNS의 영역을 벗어나, 한국언론진영 자체의 문제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전체 활동 사용자 수가 이제 100만 명도 채 안 되는 SNS 상 내용을 하루 클릭수 1000만 건 이상의 기사로 소화해내는 이들은 바로 기존 올드미디어와 인터넷언론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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