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사진=그랜드 하얏트 서울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서울 남산의 특급호텔 그랜드 하얏트 서울(남산 하얏트)이 매물로 나왔다. 그동안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던 남산 하얏트는 최근 미국 본사에서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며 본격화됐다. 남산 하얏트의 부동산은 미국 하얏트에서 직접 소유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얏트 그룹은 최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JLL을 통해 부동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LL은 국내에 JLL코리아 법인도 가지고 있다. JLL은 국내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설명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남산 하얏트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본사가 유일하게 직영으로 운영되는 호텔이다. 이번 남산 하얏트 매각은 부동산을 유동화하려는 하얏트 본사의 정책의 일환이다.
하얏트 본사는 지난해 하와이 마우이섬의 안다즈 호텔과 샌프란시스코의 그랜드 하얏트 등 총 3개의 직영 호텔을 호스트 호텔앤 리조트라는 곳에 매각했다. 향후에도 하얏트는 보유 부동산을 추가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남산 하얏트 안성윤 전무는 지난해 미디어펜과 만나 "미국에서 남산 하얏트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매각할 것이기 때문에 매각 이슈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매각은 미국 본사에서 부동산만 매각하고 호텔 매니지먼트는 하얏트에서 지속해서 할 예정으로 보인다. 실제 남산 하얏트는 최근 스위트룸을 리뉴얼하는 등 지속 투자를 단행해 왔다.
지상 20층에 객실 총 615개를 보유한 남산 하얏트는 배산임수의 서울 최고의 명당자리로 꼽힌다. 남산과 한강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서울 최고의 자리라 호텔에 뜻이 있는 기업들에 매력적인 매물일 수 있다.
다만 1978년에 지어졌고 남산의 고도제한이 있어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게다가 이 호텔의 노조가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자들이 선뜻 나설지도 의문이다.
현재 가장 강력한 후보군은 HDC현대산업개발의 호텔 계열사인 호텔HDC(호텔아이파크)인 것으로 보인다. 호텔 HDC는 파크하얏트 서울과 부산을 소유 및 운영하며 미국 하얏트 본사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신사동에 오픈할 하얏트 계열의 안다즈 호텔도 소유는 KT지만 운영은 하얏트와 호텔HDC가 함께 할 예정이다.
또 호텔 대기업인 호텔신라, 호텔롯데, 신세계 등도 후보군으로 꼽을 수 있다. 사모펀드나 호텔에 관심있는 기업들도 관심을 보일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남산 하얏트는 1978년 신라호텔, 롯데호텔 등과 거의 동시에 지어진 호텔로 오랜 기간 서울의 중심에서 명성을 유지해 왔다"라며 "하지만 건물이 노후화됐고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쉽지 않다는 점, 노조가 강성이라는 점이 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남산 하얏트 홍보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서 보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남산 하얏트를 매각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산 하얏트는 1974년 한·일 합작투자 회사인 서울 미라마 관광회사가 남산에 호텔을 시공했고 미국 호텔 체인인 하얏트가 위탁 경영을 맡았다. 이후 미라마 관광회사의 일본 지분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매물로 나왔고, 미국 하얏트가 이 호텔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하얏트의 직영 호텔이 됐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