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어떤 정권이든 공과는 있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기도 ‘다사다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국제무대에 데뷔시킨 점이 공으로 꼽히면서도 소득주도성장 실효성 논란이나 이나 적폐청산에 대한 야권의 반발은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식이다. 이에 미디어펜은 두 돌을 맞은 문재인 정부의 분야별 공과를 세세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소득주도성장 공부법: 일단 교수님이 좋은 학점을 주면 그때부터 공부한다.”
매 학기 중간/기말고사 시즌이 되면 대학생들은 스스로의 처지를 자조하는 유머들을 쏟아낸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시리즈 중에는 ‘공부법’이 있다. 올림픽 공부법은 ‘참가에 의의를 둔다’, 호랑이가죽 공부법은 ‘이름만 남긴다’ 같은 식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부법이 넘치는 가운데 ‘소득주도성장 공부법’은 나름의 풍자마저 담고 있었다.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가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이 이론을, 교수님이 좋은 학점을 주면 그때부터 공부하겠다는 식으로 비틀어 표현한 것이다. 박근혜 정권 최고의 화두가 ‘창조경제’였다면 문재인 정부 2년의 최대 화두는 단연 소득주도성장이라 할 것이다.
◇‘논쟁’에 얼룩져 뒤로 가는 경제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논쟁은 아직까지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논쟁의 종결에 앞서 ‘성적표’가 먼저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0.3%’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우리 경제는 2017년 4분기에도 –0.2%의 역성장을 했다. 모든 지표가 비관적인 방향을 향하고 있는데도 정부와 한국은행은 입을 맞춰 “2분기부터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분석만 내놓고 있다. 이젠 ‘한국은행이 정부로부터 독립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주장하는 목소리조차 듣기 힘들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7월 19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과제 보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많은 경제정책 청사진이 발표됐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다수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복잡한 이론을 논하기에 앞서 ‘민심’ 또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일 tbs의 의뢰로 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평가를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p)한 결과를 보면 '잘못했다'는 부정평가가 57.5%(매우 잘못했음 38.8%, 잘못한 편 18.7%)를 기록했다.
'잘했다'는 긍정평가는 36.7%(매우 잘했음 16.1%, 잘한 편 20.6%)에 불과했으며 답변 중 강한 부정(매우 잘못했음 38.8%)은 강한 긍정(매우 잘했음 16.1%)의 2배를 웃돌았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2년을 낙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여지를 찾기도 그만큼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긍정적인 수식어를 찾자면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처음 달성한 대통령’이라는 의미를 댈 수 있겠지만, 정부가 잘해서 3만불을 달성했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강대국의 상징인 30-50 클럽(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에 세계 7번째 가입을 공식화했지만 이를 정부의 공적으로 돌리는 시선도 찾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아닌데도…" 문재인 정부의 '슬픈 신기록'들
부정적인 기록의 면면은 긍정적인 것들보다 훨씬 많다. 지난 '2019년 1월 고용동향'에서 실업률은 4.5%를 기록해 지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9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없었는데도 그때만큼 실업률이 높았다.
국내 증시 측면에서도 코스피 상승률은 문재인 정부가 가장 낮다. 문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17년 5월 8일 2292.76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대통령 취임 2년 후인 2019년 5월 8일 2168.01로 마감해 5.44% 떨어졌다.
이밖에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폐지, 탈원전 정책, 미세먼지 대책, 4대강 보 해체 등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여파를 남기고 있다. 설령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원론적인 방향성이 맞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정책을 도입하다 보니 사회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문제점이 터져 나오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간의 경제 정책을 더 이상 단순한 '테크닉'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는 시각이 이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방향은 맞으나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주장도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무색해지고 있다. 정권 출범 2년을 맞은 지금, 단순히 과거의 성과를 돌아보는 수준이 아니라 '방향전환'을 모색해야 하는 게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유한국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불리는 김종석 비례대표 의원은 “소득주도성장 이론의 근거가 된 유명한 그래프 자체가 의도적 왜곡에 의한 오류임이 확인됐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사이비 경제이론을 버리고 과학과 경험에서 나온 경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