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장윤진 기자]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2주년을 맞이했지만 올해는 전년과 달리 임시국회 개최조차 하지 못해 입법 성과는 2000년 이후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1일 기준으로 그간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총 1만9247건에 달하지만 처리법안은 5975건에 그쳤다. 정치권은 집권여당 민주당의 최우선 과제로 민생·경제입법을 꼽고 있다.
우선 지금까지의 경제입법 성과로는 상가임대차보호법·규제혁신 5법·비정규직처우개선법 등 민생 경제를 위한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먼저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유리하게 변했다. 계약 갱신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고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는 폭이 줄었으며 서울 지역에서 9억 원 이하 상가 임차인도 우선변제권·임대료 인상률 상한제 등 법적 보호를 받게 됐다.
정당이 심혈을 기울였던 규제개혁 5법에는 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지역특구법·금융혁신법·행정규제기본법 등 5개 법안으로 '규제 샌드박스'로 불린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조건 하에서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신기술‧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저해되지 않을 경우 기존 법령이나 규제에도 불구하고, 실증 특례 또는 임시허가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정규직과 하청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는 '김용균 법'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비롯해 산업 현장의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으로 작년 12월 27일에 국회를 통과한 법안이다.
개정된 법안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법이 보호하는 대상을 근로자에서 특수고용직이나 배달노동자까지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향후 민주당의 남은 입법 과제로는 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등이 꼽히는데 이는 공정거래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무리하게 추진해 재계의 큰 반발을 일으켰다.
문제는 문재인정부의 경제·민생분야 성과는 여당의 관련입법 여부에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국회 정상화를 한번도 이뤄내지 못한 여당의 현실이 제로섬 게임에 놓여있어 우려된다는 당내외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높다.
이를 의식이라도 하듯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민생 경제와 같은 큰 대의와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인해서 생긴 상처와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눠보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나경원 원내대표가 취임하면서 한국당이 극우적 경향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걱정했다"며 "나부터 낙인찍는 표현이나 막말을 삼간다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승현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 또한 "아직 이 원내대표 취임식이 2일 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어제도 이 원내대표가 따로 나경원 원내대표와 전화 통화하는 등 대화와 타협을 통해 '임시국회'가 아닌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에 반발해 지난 7일 부산을 시작으로 한달간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5월 임시국회도 당분간 안갯속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9일 패스트트랙 정국과 관련해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가졌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미디어펜=장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