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B2홀에서 열린 '2019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학생이 VR 면접을 시연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산업부 박규빈 기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제반 조건이 우수한 중견기업엔 인재 채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 구직자에게는 양질의 중견기업을 소개한다는 취지의 '2019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B2홀에서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가 공동 주최하고 중견기업연합회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중견기업 89개사와 청년 취업준비생·실업계 고등학생 등 4000여명이 찾았다.
본 박람회에는 △기계 △전자 △화학 등 제조업부터 △서비스 △유통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참여해 온라인과 AI를 통해 사전에 매칭된 구직자와 현장 심층 면접으로 530여명을 채용한다.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B2홀에서 열린 '2019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부스 관계자들과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산업부 박규빈 기자
또한 전·현직자와의 일대일 직무 멘토링·AI 자기소개서 컨설팅 등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됐고, 면접현장에 어울리는 화장법을 알려주는 이미지 컨설팅 부스도 마련됐다. VR 면접 부스에선 VR 기기를 통해 현재 스펙을 입력하고, 면접을 진행하고자 하는 회사를 골라 면접관들과 가상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산업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평균 연봉이 3500만원 이상인 우수한 중견기업에서 청년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며 기업과 청년들이 상호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 같은 페스티벌을 개최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청년 실업률은 더욱 극심해지는 양상을 띄고 있다.
지난달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는 2680만5000명이지만, 전 연령 체감실업률은 12.6%, 청년 체감실업률은 25%에 달해 2015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히 고용 대참사라고 할만한 수준이다.
이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노동 시장에 개입해 기형적인 결과가 나타난 것이란 지적과 함께 페스티벌 무용론도 나온다.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는 "현재 고용 시장에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것이 바로 최저임금법이다. 그 연장선 상에 있는 게 바로 오늘 개최한 일자리드림 페스티벌 따위의 것인데, 아무 것도 이뤄낼 수 없는 관치 경제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강도 높게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산업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페스티벌 참가 우수 중견기업들의 대졸 평균 연봉이 3500만원 수준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기업들로 하여금 구직자에게 이만큼 급여를 줘야 한다고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것은 정부 차원에서 고용·노동시장에 대놓고 개입하는 것을 상징하며, 소득 없는 전시행정임과 동시에 과시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임 교수는 "우수 중견 기업의 기준이 무엇인지, 해당 기업들의 회계장부를 확인한 건지 의문이고 산업부와 고용부가 공동 주최했다는 것부터 문제다. 취업 시장이 호황이었다면 페스티벌을 열 필요도 없는데, 그렇지 않으니 정부가 사실상 공권력(public authority)을 투입해 기업으로 하여금 구직자들을 고용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하는 모양새다. 고용의 자유는 전적으로 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AI 자기소개서 컨설팅이나 VR 면접 등 다양한 게 있다고 하는데 기업이나 구직자의 속성을 페스티벌로 매칭하는 것은 깊이가 없다"며 "차라리 현장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에게 직업교육을 하는 창구를 개설하거나 마이스터 고등학교에 대한 시설지원을 하는 것이 구직자들의 사회 진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