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분 간 면담한 것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2분 면담’과 대조 되며, 정치로 인해 주춤했던 한‧미 관계가 기업을 통해 일부 해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취임한 이후 백악관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를 면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 회장을 만나 롯데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롯데 신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9일 루이지애나주에서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공장은 에틸렌을 연간 100만t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설비를 갖췄다. 사업비는 총 31억 달러(3조6000억원)가 투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준공식 당일에도 “대미 투자라는 현명한 결정을 내린 롯데그룹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 투자는 미국의 승리이자 한국의 승리이고, 우리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내용의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롯데 신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트럼프 트위터 캡쳐
신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은 앞서 지난 4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 회담이 2분에 그쳤던 것과 대조되며 “정치로 풀지 못했던 한‧미 관계를 기업인이 해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인에게 느끼는 동지애가 더 큰 것 같다”며 “이번 신 회장과의 만남 기저에는 문 대통령에 대한 실망 내지는 이견에 대한 불만 등 일종의 시그널이 깔려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의 동맹은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을 조심스레 유추할 수 있다”며 “사회주의를 싫어하고, 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등 이념적 색채가 분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사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인의 소중함을 알고, 그들의 활력을 북돋아줄 줄 아는 미국의 태도를 배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트럼프나 미국이 기업인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투자를 하려는 기업도 내쫓고, 반기업정서를 부추기는 정치인이 대다수인데 이 기회에 반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수십조, 수백조원의 투자를 해도 대통령이 이를 추켜세우거나 활력을 북돋아주는 분위기는 기대할 수 없다”며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한 번 기업을 대하는 미국과 한국의 자세 차이가 부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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