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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벤츠·BMW, 미래차 경쟁력 강화 위해 '빅딜'?

2019-05-15 14:17 | 김상준 기자 | romantice@daum.net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 양대산맥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미래차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 제휴에 나선다. 

오랜 기간 서로를 견제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양사의 협업은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것으로 관심과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다. 벤츠와 BMW는 향후 전기차 분야와 함께 자율주행 분야 등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인 제휴를 벌일 전망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로고 / 사진= 벤츠코리아



15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의 차기 CEO인 올라 카엘레니우스가 차량 개발 단가를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숙적이던 BMW와 협력관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앞서 다양한 브랜드와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벤츠 입장에서는 특수한 상황은 아니다. 앞서 인피니티와 엔진, 플랫폼 등을 공유한 바 있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해 왔던 벤츠다. 

하지만 BMW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양사는 늘 같은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숙명의 라이벌이다. 일반 세단분야에서 1·2위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여왔고 세단베이스의 고성능 차급에서도 끈임 없이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다. 

이에 앞서 벤츠가 타사와 플랫폼·엔진 등의 공유와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이에 물과 기름으로 보일 수 있는 양사의 협업에 업계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벤츠와 BMW는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사용될 배터리 및 부품 등의 기술 공유를 계획하고 있다.

차기 벤츠 CEO 올라 카엘레니우스 / 사진=FINANCIAL TIMES



이번 빅딜을 추진 하고 있는 인물은 5월말 벤츠와 그 모기업인 다임러에 CEO로 취임할 올라 카엘레니우스다. 

그는 1969년 스웨덴 태생으로 1993년 다임러에 입사 해 10년간 근무 후, 2년간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맥라렌 이사로 자리를 옮겨갔고 2005년에 다임러 및 벤츠의 임원으로 다시 복귀해서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재무 및 회계 관련 업무를 중점적으로 맡아온 기업인으로 유명한 올라 카엘레니우스는 차량 개발에 관련된 비용을 합리적으로 집행하고,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라 카엘레니우스의 경영철학이 오랜 앙숙인 벤츠와 BMW의 협력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업계에서는 지난 50년간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온 벤츠가 전기차 분야 만큼은 신차 투입과 개발에 한발 늦어 영향력이 미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카엘레니우스는 벤츠 전기차 브랜드인 'EQ'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BMW와의 기술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미국의 테슬라와 GM, 중국의 바이톤등 전기차 시장의 신흥 강자 들을 견제하고 빠른 시간 내에 독자기술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BMW i3 / 사진=BMW

 

아이러니한 부분은 BMW 역시 전기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아직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이다. 2011년 전기차 브랜드 'BMW i'를 론칭 했지만, 배터리 완충 후 주행 가능 거리가 짧은 편이라 전기차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저조한 편이다. 

향후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기차 시대 이전에, 뛰어난 내연기관 엔진 성능을 바탕으로 자동차 시장을 호령했던 두 기업이 합작을 통해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두 기업이 적극적으로 합작을 하는 이유는 또 있다. 2025년까지 판매하는 차량의 15~25% 비율로 전기차를 의무적으로 판매해야하는 유럽연합의 친환경차 쿼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과 차량의 뼈대에 해당하는 플랫폼의 공동 개발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벤츠 순수 전기차 EQC / 사진=벤츠코리아



한편 카엘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차기 CEO는 BMW의 기술제휴와는 별개로 2030년까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50%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이와 관련된 개발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에서 미비한 영향력을 보였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 향후 두 기업이 발휘할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두 기업 모두 100년이 넘는 차량 제작 노하우를 전기차에 어떻게 적용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회사의 개발합작은 비용 절감 측면에서 회사 측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발을 함께 하다보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약화되고, 브랜드 고유의 개성이 희석돼 디자인만 다른 비슷한 성향의 차량이 완성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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