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LG화학이 순수 내연기관 차량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전기차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볼보자동차그룹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됐다.
LG화학은 볼보자동차그룹과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적용될 리튬이온 배터리 장기계약을 체결했으며, 구체적인 공급규모는 계약상 밝힐 수 없다고 15일 말했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모듈형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되는 볼보와 폴스타의 전기차 차세대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폴스타는 볼보자동차그룹이 2017년 런칭한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다.
모듈형 플랫폼은 다양한 차량 모델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차체 뼈대로, 이를 이용하면 원가절감 및 제품개발 기간을 축소할 수 있어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볼보자동차그룹은 2020년대 초 차세대 중대형 전기차에 적용되는 모듈형 플랫폼 'SPA2(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2)'를 선보일 예정이며, 소형차 전용 모듈형 플랫폼으로는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를 적용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대해서는 "LG화학은 전세계 자동차업계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기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공급해온 선도업체로서 기술 리더십, 책임있는 공급망 관리,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볼보의 엄격한 구매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전기차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사진=LG화학
LG화학은 오랫동안 축적해온 공정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업계 최초로 파우치형 배터리 '롱셀(Long Cell)' 기술을 개발, 자동차업체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롱셀은 배터리팩 내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고, 팩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어 모듈형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제작에도 강점을 갖는다.
LG화학은 국내를 비롯해 순수 전기차 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중국·유럽 3개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을 구축한 유일한 업체이다. 또한 지난 10년간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210만대로,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우수한 성능 및 안전성을 인정 받아왔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을 통해 볼보자동차그룹과의 전략적 협업관계를 강화하고,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의 위치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업체들이 독자적인 모듈형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를 개발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폭스바겐의 전기차 모듈형 플랫폼(MEB)기반의 전기차 수주에도 성공한바 있으며, 향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는 110조원으로, 자동차업체들의 배터리 수주프로젝트가 대형화 되고 플랫폼화됨에 따라 수주규모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올해 5조원, 내년 10조원으로 1년새 2배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3세대 전기차가 본격 출시되는 2020년 이후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평가된다.
LG화학은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포드 △볼보 △GM △르노 △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가치 상위 20개 중 13개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 계약은 1990년대초부터 30여년에 걸쳐 R&D·생산·품질 등 전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얻게 된 의미있는 성과"라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B3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리튬이온 배터리 및 니켈수소 전지)이 올해 228억5400만달러(27조1300억원)에서 2022년 399억8400만달러(47조48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