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장윤진 기자]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야 3당이 지난달 29일 쏘아올린 선거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지정 2주 만에 각 정당의 이해득실로 잡음이 속출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과 야당 지역구 의원들의 불만이 쇄도하면서 선거제 패스트트랙에 변수가 생길 것으로 관측됐다.
당장 유성엽 민주평화당 신임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되자마자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 "패스트트랙이 현재 안이라면 부결해야 한다고 본다"며 "부결 전 각 당의 합의를 이끌어내 의석 수를 315석이나 317석으로 늘려 지역구 의석 축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러한 유 원내대표 입장을 '현행 의원수 300석을 유지한 상태에서 비례대표를 75석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삼은 여야 4당 합의안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던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오신환 의원이 선출되면서 선거제 개편안에 변수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의 절차적 정당성과 일부 내용에 대해 문제를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 원내대표는 앞서 패스트트랙에 반대 의사를 밝혀 김관영 전임 원내대표와 당 지도부로부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직에서 강제로 사임된 바 있다.
여당 속사정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상당수의 지역구 의원들이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로 선거제 개혁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의식해 쉽사리 의견을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제 개편으로 지역구가 사라지거나 변동되는 의원들이 선거제 개편에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초 민주당이 추진한 패스트트랙의 키를 쥐었던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이 이번엔 패스트트랙의 변수가 된 셈이다.
한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의원 정수는 분명히 300인을 넘지 않는다고 당론으로 정리했다"며 "국민 여론조사를 봐도 압도적 다수가 300인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하니 300인을 지켜야 한다"고 말해 선거제 패스트트랙 합의안 수정에 선을 그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 또한 "선거제 개편에 반대하는 분을 민주당이 공천할 수 없다"며 "선거제 개편안이 그대로 본회의 표결에 들어가도 100% 통과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당내외 관계자들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의원 정수를 확대하려는 야당 움직임과 축소하려는 여당 입장에 협상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5월 임시국회도 안갯속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지난 4월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처리 방안 등 합의안 브리핑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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