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1고로. /사진=포스코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조업정치 처분에 앞서 청문을 기다리거나 조업정지 처분 사전통지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 중이다.
각 제철소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평균 1500만톤으로 고로 조업정지 10일 처분이 내려질 경우 약 41만6660톤가량의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지역처럼 제철소 인근 대기질 측정이나 과태료로 가스 배출에 대한 처분을 대체하는 것이 합리적 행정처분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전남도청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3일 광양제철소 고로가스 무단배출 관련 조업정지 10일 처분 사전통지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전남도청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2고로 용광로에서 ‘브리더’란 긴급 밸브를 통해 유독가스 등 오염물질을 외부로 무단배출한 점을 들어 지난달 24일 포스코에 조업정지 사전 통보를 했다.
고로 내부에서 쇳물은 약 1500도로 끓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대기오염 저감시설을 거쳐 유해물질이 걸러지지만 긴급 밸브 ‘브리더’를 열면 그대로 밖으로 배출될 수 있다. 전남도청은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2고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브리더’를 통해 일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을 배출시켰다고 판단했다.
전남도청은 대기환경보전법 제 31조 방지시설 미가동 행위에 따라 의견서를 검토한 후 조업정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달 말 포스코의 소명을 듣는 청문 절차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청 관계자는 “포스코가 청문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의견을 진술하고 증거 등을 제출할 수 있다”며 "청문 개최일은 이달 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도 당진제철소 조업정지 처분 사전통지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준비 중이다.
충남도청은 지난 15일 현대제철에 조업정지 사전통지서를 보냈다. 현대제철은 약 10여일 내 의견서를 작성해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충남도는 지난 2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대한 합동 점검 결과 “정비를 위해 내부를 식히는 휴풍 과정에서 고로 내 가스를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대기 중에 곧바로 내보냈다”며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예고한 바 있다.
전남·충남도가 행정처분을 내릴 경우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수출이나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이유로 조업정지 대신 과징금으로 대체를 요구할 수도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양 도가 내린 통보처분에 대해 불복하면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가능성도 있다.
현대제철 고로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1200만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1800만톤으로 고로를 정지할 경우 공정이 차례로 미뤄지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로는 한 번 불을 붙이게 되면 20년 동안 불을 끄지 않는다. 가동중단으로 고로가 멈춰서면 재가동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휴풍도 1~2일 내 끝낸다. 자칫 가동중단 되면 국가적·경제적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제철소 조업정지는 철강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분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재까지 고로 내 가스 폭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브리더’ 이외에 대체 기술은 없는 실정이다. 쇳물 냉각을 위해 쓰이는 고압수 압력은 210bar로 압을 빼내기 위해선 ‘브리더’를 통해 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는 게 철강사 입장이다.
유럽 지역의 경우 제철소의 ‘브리더’ 개방은 규제하지 않고 있다. 제철소에서 배출된 고로가스 농도와 인근 대기질 등을 고려해 환경규제에 위배되는지 판단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대부분 해외 제철소는 ‘브리더’를 안전장치로 간주하며 국내 제철소와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