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기자수첩] 신동주의 가식

2019-05-20 16:16 | 김영진 부장 | yjkim@mediapen.com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 17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알렸다.

현재 대법원에서는 롯데그룹 총수 일가 경영비리 사건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가족의 일원으로서 "선처를 베풀어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도 동생인 신동빈 회장에게 설날 차례에 초대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런 것만 봤을 때는 마치 한 집안의 장남으로서 리더십이 있고 가족의 화합을 바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에 응하지 않는 동생이 매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로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 '형제의 난'으로 불린 롯데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잡아당긴 당사자는 바로 신 전 부회장이다. 이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오명이 따라붙었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잃는 일까지 발생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연합뉴스


롯데라는 기업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은 물론이고 명예롭게 노년을 보냈으면 좋았을 신격호 명예회장의 추한 모습까지 노출되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이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과 기획한 '프로젝트 L'에는 '롯데그룹의 국부 유출, 비리 행위 등을 찾아내 신동빈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경영권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담겨 있었다. 롯데면세점 탈락, 호텔롯데 상장 차질 등의 내용도 이 프로젝트에 담겨 있었다. 결국 자신의 경영 복귀를 위해 롯데그룹을 망쳐놓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현재 이 프로젝트는 신 전 부회장과 민유성 전 행장의 '쩐의 소송'으로 변질됐다.

신 전 부회장은 최근 몇 년간 롯데그룹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주범이다. 그런 인물이 이제 와서 가족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쇼에 가깝다. 

그가 정말 가족 간의 화합과 롯데라는 기업을 생각하고 아버지의 건강이 염려된다면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현재 그가 벌이고 있는 '쇼'의 목적이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알 길이 없다. 법이나 실력으로 경영에 복귀를 못 하는 이상, '가족애'에라도 의존하고 싶은 것일까.

자신을 구속 시키려고 프로젝트까지 꾸민 형을 아무 조건 없이 받아 줄 동생이 얼마나 될까. 신 전 부회장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이런 가식적인 보도자료를 배포하기에 앞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행동을 보여주는 게 우선일 것이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