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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해외진출로 재건 베팅…경협사업 다각도 ‘숙제’

2019-05-21 13:06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그룹 매출 비중 92.1%에 달하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앞세워 동남아시아, 중국 등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현대엘리베이터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현대그룹이 불투명해진 대북관계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주력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중국 등 해외로 판로를 넓혀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아산은 면세점, 크루즈 등 기존 경협 관련 사업 내질 다지기에 초점을 뒀지만 얼마나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을 두고 또 다시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차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남북경협 기대가 사그라들어서다. 계열사 현대아산이 대북사업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남북관계 개선이 선결과제로 꼽히는 만큼 대북사업을 재개하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현대그룹은 그룹 매출 비중 92.1%에 달하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앞세워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승강기 생산·판매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오티스엘리베이터 등이 주요 경쟁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점유율은 현대가 43.7%, 티센크루프가 20% 초반, 오티스가 10%대를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승강기 제조업체의 국내 진출로 국내 승강기시장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승강기 시장은 도시 인구밀도 등에 따라 고층 빌딩에 대한 수요가 높은 데다 기설치된 엘리베이터 수량이 많아 유지보수 시장 잠재성이 크다”며 “중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는 이점도 있고 해외 업체의 진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중국 상하이 금산공업구에 연간 생산량 2만5000대 규모의 신공장을 착공해 중국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12만3564㎡ 부지에 조성될 신공장에는 사물인터넷(IoT), 머신 러닝 등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팩토리와 초고속 및 중·저속 엘리베이터를 테스트할 수 있는 테스트 타워(지상 175m, 지하 10m)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12월께 신공장이 완성되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생산능력은 기존 공장(7000대)의 3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터키, 베트남 등도 전략국가로 선정하며 현대엘리베이터 해외법인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터키, 브라질 등 총 6개가 됐다. 이들 법인 매출은 20% 내외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150년 이상 된 오티스의 점유율이 커 동남아와 제 3국을 중심으로 영업활동 진행 중”이라며 “중동, 동아시아 중심으로 진출 계획도 있으나 구체적 계획 수립은 아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로 꼽히는 현대아산은 남북경협사업이 중단됐으나 경협 관련 기존 사업 내실을 다지고 있다. 다만 매출이 급성장할 사업은 마땅치 않아 새로운 수익원 찾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현대아산은 생수사업, PLZ(평화생명지대) 관광 사업 등으로 돌파구를 찾았음에도 재미는 보지 못했다. 생수사업의 경우 현대아산은 2016년 미국 생수 ‘크리스탈가이저’ 국내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온·오프라인몰을 통해 ‘크리스탈가이저 탄산수’를 선보였다. 하지만 1200억원 규모의 국내 탄산수 시장에서 롯데칠성, 코카콜라사 등의 점유율을 이기지 못하고 2017년 사업을 철수했다.  

현재 현대아산은 인천~칭다오 등 한·중 여객선 면세점, 크루즈, MICE(회의·포상·컨벤션·전시)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2015년 23억원, 2016년 73억원, 2017년 68억원, 지난해 36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중단 후 남은 직원들과 함께 시너지를 낼 방법을 찾다보니 면세점, 크루즈 등을 시작했다”며 “좀 더 기다려보면 대북사업과 관련해 뭔가 가시화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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