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 미국의 고급차를 대표해온 브랜드인 캐딜락은 대통령의 의전용 차량으로 쓰이기도 하고, 미국인들이 한번쯤 꼭 소유하고 싶어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인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CT6는 2016년 첫 출시 이후 부분변경을 거쳐 개선된 모델을 지난 3월 국내에 선보였다.
2016년 출시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가성비 좋은 수입 대형 세단’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바 있다. "새롭게 태어나다"라는 뜻의 ‘REBORN’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했다고 자부하는 신형 CT6를 시승하며 평가해봤다.
CT6가 포진되어 있는 대형세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같은 전통의 강자부터 제네시스 G90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강호들까지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을 담당하는 고급 세단들이기 때문에, 새롭게 개발된 기술 및 안전 사양 등이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탑재한다.
CT6 역시 캐딜락 브랜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차량을 만들었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디자인 및 콘셉을 브랜드 최초로 적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수직형 LED 램프가 기존보다 우아하고 유려한 형태로 변경되어, 남성적인 느낌에서 부드러운 인상으로 바뀌었다. 터프 했던 얼굴이 다소 부담스러웠다는 의견이 반영되어 기존보다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장점이 있다.
측면을 살펴보면 기존보다 40mm 이상 길어져서 차체의 길이가 5227mm에 달하는데, 당당한 차체의 크기는 명실상부한 대형세단다운 풍채를 보여준다. 또한 차체와 잘 어울리는 휠 디자인이 적용되어 중후한 멋을 잘 표현했다.
후면 디자인도 전면의 부드러운 느낌과 비슷하게 변화했다. 리어램프는 기존보다 선명한 LED를 사용해서 대낮에도 또렷한 인상을 전달하며, 차체가 더 명확하게 부각되는 효과를 보여준다. 뒷모습 역시도 당당한 대형세단다운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실내 디자인의 형태는 크게 바뀐 점은 없지만, 구성된 소재의 품질이 확실하게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보다 질 좋은 고급 가죽을 사용해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전달하며, 실제로 만져봤을 때도 상당히 부드럽다. 1열 시트의 착좌감은 부드러운 편이라 장거리 이동 시에도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위트림에는 시트 마사지 기능이 탑재되서 피로를 경감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형 세단답게 여유로운 2열 공간은 경쟁모델 대비 부족함이 없다. 또한 기존보다 등받이 각도가 좀 더 편안하게 개선되어 2열 좌석을 ‘상석’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해 진 것은 새로운 모델의 최고의 변화라고 평가 할 수 있다. 비로소 의전용으로 적합한 대형 세단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CT6의 파워트레인은 3.6리터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334마력, 최대토크 39.4kg.m성능을 발휘한다. 수치상으로 부족함 없는 성능이지만, 실제로 주행해보면 가속력은 성능 수치만큼 폭발적이지 않다. 차체가 워낙 크고 육중하기 때문에, 또 대형 세단에 어울리는 가속반응 및 승차감을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고속 안정감과 서스펜션의 세팅이다. 기존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면서도 타이어와 노면을 끈끈하게 접지시켜주는 서스펜션의 세밀한 조율은 시종일관 안정적인 주행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과속방지턱 등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에서도 승차감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탑승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전체적인 주행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아쉬운 점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의 소극적인 적용이다. 차선을 유지 시켜주는 기능과 차간거리를 조정하는 기능이 있지만, 경쟁모델들처럼 적극적인 핸들 조향 보조 기능 등은 빠져있기 때문에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차량을 평가해보면 대형세단다운 편안함과 즐거운 운전 감각 등은 캐딜락 CT6의 차별화된 장점이고, 최신 기술 ADAS 기능의 부재, 기존보다 상당히 상승된 가격 등은 아쉬운 점이라고 평할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 주로 판매됐던 대형세단들이 식상 하다면, 그 대안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보여줄 뿐 아니라, 세련되고 디테일 한 멋은 충분한 만족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