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7일 “우리 당은 누군가를 위한 공천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천이 되도록 잘 준비해서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18일간 이어온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민생대장정 틈틈이 더불어민주당 공천 관련 기사를 살펴봤다. 대통령 측근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민주당 공천안은 친문일색 공천을 위한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 절망을 희망으로 만들겠습니다" 민생투쟁 대장정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황 대표는 내년 총선준비가 민주당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에 “제가 대표가 된 뒤에 곧바로 4·3 보궐선거, 패스트트랙 투쟁, 민생대장정을 했는데, 그 하나하나가 사실은 총선준비”라며 “우리가 역량을 모아나가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게 넓게 말하면 총선준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당에 대한 헌신, 우리나라에 대한 애국심도 봤다”며 “위원회나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준비지만, 역량을 모으고 단합해 대안을 마련해나가는 것도 큰 틀에서 총선준비”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인재영입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그는 “당원협의회로부터 인재를 추천받거나 공개 모집을 했다. 청년·여성위원회, 직능단체로부터 젊고 역량 있는 인재를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며 “필요하면 삼고초려, 오고초려 해서라도 국민 마음이 흡족해지는 인재를 찾아 총선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만난 데에는 “내용을 알 수 없어서 다 말할 수 없다”면서도 “국정원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런 측면에서 (두 사람의 만남이) 만약 총선과 관련한 것이라고 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황 대표는 국회 정상화와 관련, “국회가 이렇게 열리지 못한 것은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책임”이라며 “잘못된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사과한다면 국회에 들어가 민생과 국민을 챙기는 일을 보다 가열차게 해나가겠다. 불법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부분을 그냥 묻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안한 1대1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국정을 잘 운영하고, 경제와 민생을 되살릴 길을 찾는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제1야당 대표를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바로 만나면 되는데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나. 만날 마음이 있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청와대의 회담 수락을 촉구했다.
황 대표는 ‘거친 언사로 국회 정상화의 협상 여지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물음에 “어떤 게 거친 언사인가. ‘우리 정부가 경제를 폭망하게 했다’는 게 거친 언사인가”라며 “현실을 가급적 거칠지 않게 표현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해왔다. 과잉으로 말하거나 과격하게 말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강효상 의원의 외교기밀 누설 논란에 대해서는 “정부의 외교 무능과 국민의 알 권리를 숨기기에 급급한 행태를 지적하기 위해 한 일 아닌가 생각한다”며 “(청와대가) 처음에는 사실무근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기밀누설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사실무근이 기밀누설인가. 모순이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사이의 대화 녹음 파일을 두고서는 “직접 들어보지는 않았다”며 “제가 확인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황 대표는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를 수행할 당 대표 직속 위원회를 5월 말까지 출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는 우리 당을 비롯한 각계의 경제전문가들은 물론 여성과 청년을 비롯해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분들까지 폭넓게 구성하겠다”며 “분야별 입법과 예산(소요)까지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