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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른 한진중공업, 관전포인트는 ‘방산사업’

2019-05-28 13:25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사진=한진중공업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조남호 회장 경영권 박탈과 출자전환 등으로 숨을 고른 한진중공업이 조선부문에서 펼치게 될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필리핀 수비크조선소 회생신청으로 상선 건조 능력을 상실한 한진중공업은 방산사업을 발판으로 위상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올해 전투함, 수송함 등 특수선 수주와 건조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해군과 해경의 함정, 정부 관공선 발주 등 수주를 위한 입찰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10척 이상(3조6971억원) 등 모두 5조3000억원 규모의 특수선을 발주할 예정이다. 공공발주 물량 중 90% 이상이 군함이어서 특수선 조선소인 영도 조선소를 소유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기준 해군 함정 등 특수선 23척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1조6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2016년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지난 2월 12일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 회생신청으로 4억1000만달러에 이르는 보증채무가 현실화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주식 매매거래가 일시정지 되자 지난 3월 국내외 채권단이 6800억원 규모 출자전환을 결의했고 총수였던 조남호 회장 경영권을 박탈하면서 숨을 골랐다. 이후 감자·증자절차를 통해 지난 21일 주식거래가 재개되며 겨우 체면을 차렸다.   

한진중공업은 경영리스크였던 수비크조선소 부실을 털어 경영정상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르면 오는 12월 조선 부문과 건설 부문을 나눠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수주량 감소와 선가 하락, 유동성 악화 등이 산적해 있어서다.  

지난해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9.9% 늘어난 5416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한 3897억원을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바닥에서 개선되고 있는 점을 생각해야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수주 속도는 오히려 느리다”며 “중소형사인 한진중공업의 경우 10년째 지속된 조선업 불황 무게는 더욱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조선사업보다 토목 및 재건축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해 구조조정을 이루겠다는 의지지만 두 사업 비중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중공업의 전체 매출에서 조선부문의 비중은 31.9%, 건설부문의 비중은 49.7%다. 

한진중공업 대형수송함 마라도함. /사진=한진중공업 제공



방산산업 경쟁력 강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진중공업 조선 부문은 방산과 상선으로 나뉜다. 한진중공업은 2004년 필리핀 수빅에 수빅조선소를 설립했다. 이후 수빅조선소에서는 상선을, 부산 영도조선소에서는 특수선을 건조해 왔다. 이번에 수주량 감소로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매각하며 상선 건조능력을 잃었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 조선 부문 주력사업은 방산만 남게 됐다.   

국내 방산 분야는 한진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경쟁하고 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의 ‘방산업체 경영분석’을 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함정 분야 매출은 전체 함정 매출의 약 79.5%를 차지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강남조선 등 중견업체에 발주한 소형 함정 등을 제외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방산사업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방산물자는 정부가 물량을 방산업체별로 배분하고 한 업체가 특정 분야에 특화하도록 일감을 나눠 수주는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군함과 항공기 구입 등 무기 연구개발에 활용되는 방위력개선비에 올해 전체 국방예산의 32.9%에 달하는 15조4000억원이 배정됐다”며 “해군의 경우 특수선 구입과 연구개발 주문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한진중공업에도 유리한 흐름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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