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전력산업의 경우 전기요금 자체를 억누르고 있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렵다."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28일 국회에서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주최로 열린 전력산업 관련 토론회에서 "이는 공급 안정성을 강조한 데 따른 것으로, 이를 어느정도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자원 배분 및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지만 이러한 측면이 주목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전력산업은 타 산업과 결합된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와도 관련이 있으며, 앞으로 우리 산업이 어떻게 될지를 조망하면서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면서도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 분리는 가면을 쓰고 있는 것으로, 운영시스템·시장구조·가격체계 등이 시장의 모습을 찾아가는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근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실장은 "전력정책의 핵심 목표는 전기 소비자에게 값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이제는 국민 안전이 더해져 목표 달성이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토로했다.
최 실장은 "전기료에 대해서는 △우리 전력 산업계의 기술 수준 △산업계에 미칠 영향 △국민 수용성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거쳐야 하며, 표면적 현상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8일 국회에서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주최로 열린 전력산업 관련 토론회에서 김영산 한양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전력산업이 지닌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과거에는 한전이 호혜로운 공급자로서의 위치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소비자가 전력산업에 참여하는 등 국가주도로 감당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에너지 문제는 경제 및 수급안정 및 국가안보 문제로만 생각할 수 없다"면서 "에너지 기본계획에 숙의 민주주의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진표 태평양 변호사는 "미국·유럽·호주 등은 전력산업이 수평적 시스템으로 변화했으나, 국내에서는 수직적인 시스템이 지속되고 있다"며 "한전이 발전·송전·배전을 독점했는데 2001년 발전부문이 분리되면서 6개 자회사 설립됐으나, 배전부문 경쟁체제 도입은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민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돌릴수록 손실이 발생해 '차라리 가동을 안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라면서 "부정확한 변동비 방식으로 실제 변동비 보상이 어렵도록 설계됐기 때문으로, 정당성·합리성 결여를 넘어 사유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석탄발전소 건설시 표준건설비라는 것은 현실에선 존재할 수 없는 유토피아적 개념으로, 이를 근거로 전력시장을 유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이채원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시장과 팀장은 "전력산업은 개별 국가가 처한 상황에 영향을 받으며, 이해관계자가 많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한전의 실적 악화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오신환 원내대표, 채이배 의원,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현국 삼정KPMG 상무, 조강욱 전력거래소 시장계통개발처장, 김영산 한양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