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장윤진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여의도 인근 편의점에서 열린 제로페이 시연식에서 까다로운 어플리케이션 사용법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당내외에서는 제로페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 이용을 독려한다는 민주당 원내대표도 사용법을 어려워하고 당시 현장에 있던 취재기자들 또한 결제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제로페이 홍보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울시
당시 시연식에 참석한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이 원내대표를 도와 "제가 먼저 해보죠"라며 제로페이 어플 사용법을 연습한 후 카메라를 의식하며 "OR코드 생성이 되어 굉장히 편리하다"고 말해 현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과 관계자 등은 기자들 눈치만 보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어플 개발 주최측도 사용법을 모르는 어플을 어느 누가 쓸 수 있겠냐"며 "언론 보도를 보니 결제액은 2억원 미만인데 홍보 예산은 98억원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서비스업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 A씨 또한 이날 제로페이와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손님에게 다른 간편결제들을 놔두고 어플을 설치하라고 말하기에도 죄송스럽다"며 "소비자가 결제했다 하더라도 공급자가 어플을 들어가야만 결제 확인을 할 수 있는 매우 번거로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만간 QR코드 촬영이 불필요한 NFC 결제방식이 도입되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제로페이의 가장 큰 문제로 소비자 수요를 꼽는다.
제로페이는 서울시와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나 다른 간편결제에 비해 이용률이 저조하다. 지난 2월 결제금액은 국내 개인카드 결제금액(58조 1000억원)의 0.0003%(1억9949만원)에 불과했다.
박원순 시장은 민주당과의 제로페이 시연식에서 이에 대해 "시행 5개월 만에 15만 개 점포 가맹점이 생겼고 일일 결제액이 전체에 비교하면 적지만 1억7000만원에 이르렀다"며 "5개월간 신생아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의미있는 큰 성과"라고 내세웠다.
또한 그는 "최근 제로페이 비즈라고 해서 업무추진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는데 전국에서 동시에 쓰면 큰 액수 증가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시금고인 신한은행과 협의해 법인용 '제로페이 비즈'를 출시하고 올해도 98억원의 세금을 더 투여해 제로페이를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당내외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시가 두 달간 제로페이 홍보를 위해 쏟아부은 정부 예산은 34억원이었는데도 효과가 미미했다"며 "세금 들이붓는 '관치페이'라고 불리는 제로페이 논란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장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