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성시대다. 최근 SUV의 선풍적인 인기는 대중 브랜드를 넘어 콧대 높은 럭셔리·슈퍼카 브랜드도 주력 모델로 SUV를 밀도록 하고 있다.
고급차 브랜드들보다 상위 클래스로 분류되는 브랜드들이 자사의 특성에 맞춰 SUV를 출시하고 향후 지속적인 신모델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3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마세라티, 람보르기니 등 럭셔리·슈퍼카 브랜드의 신형 SUV들이 차례로 출시되며 판매를 본격 시작한다. 특히 최근 출시된 마세라티 르반떼와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의 SUV 모델은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마세라티 르반떼
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 공유의 애마로 등장했던 르반떼는 마세라티 브랜드 최초의 SUV 모델이다. 르반떼는 브랜드 특유의 멋스러운 디자인과, 호화로운 실내 인테리어를 통해 2016년 첫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르반떼는 투박한 기존 SUV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세련되고 유려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며, 하이퍼포먼스를 지향하는 브랜드의 방향성에 걸맞은 폭발적인 성능이 돋보이는 차량이다.
특히 최근 출시한 르반떼 트로페오는,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로 V8 3.8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590마력, 최대토크 74.85kg.m의 힘을 발휘하는 가공할만한 성능을 발휘한다. 고출력을 뒷받침하는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시사륜 구동 방식을 추가해서 ‘안전한 고성능’ 차량이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럭셔리 브랜드의 차량답게 실내는 최상급의 가죽을 사용해 인테리어를 격조있게 꾸몄다. 고급 소재들을 아낌없이 사용했기 때문에 시트의 착좌감과 아늑함이 상당히 뛰어나다. 공간이 여유로운 SUV답게, 2열의 거주성도 충분해서 가족과 함께 타는 패밀리카로 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호화요트를 닮은 SUV, 벤틀리 벤테이가
벤테이가 역시 벤틀리의 첫 번째 SUV다. 벤틀리는 영국 왕실에서 의전용 차량으로 사용할 정도로 영국인들의 자존심을 담은 자동차 제조사다. 주로 점잖은 세단 모델을 주력으로 만들어왔기 때문에, SUV 출시를 반대하는 회사 내부의 여론이 강력했다는 후문이다. 출시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SUV를 출시했고,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벤테이가는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스포티한 주행성능보다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고급스러운 실내 구성에 초점이 맞춰진 차량이다. 특히 벤틀리 최상위 모델인 뮬산의 실내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벤테이가의 인테리어는 구매한 소비자들로부터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UV의 특성을 잘 살린 여유로운 실내 공간은 벤테이가의 차별화된 장점이다. 5m가 넘는 웅장한 차체에 걸맞은 넓은 2열 공간과 의외로 상당히 많은 양의 짐이 적재 가능한 트렁크 공간이 돋보인다.
고급스러운 편안한 승차감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답게 아늑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을 적용해 물 위를 항해하는 호화요트의 편안함을 운전 중에 느낄 수 있도록 세팅됐다. 올해 연말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슈퍼카+SUV, 람보르기니 우루스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은 3대 슈퍼카 브랜드로 손꼽힌다. 그 중 람보르기니에서 최근 고성능 SUV 우루스를 선보였다. 람보르기는 1986년 LM002라는 SUV를 이미 출시한 바 있으며, 그 후속 모델 개념으로 새로운 SUV 우루스를 제작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SUV라는 형태의 틀을 깨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기존 람보르기니의 슈퍼카와 흡사한 디자인이 그대로 적용되었고 SUV 모델답게 차고만 높아진 형태를 선택했다.
람보르기니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좋아하는 팬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루스는 국내외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특유의 고성능 퍼포먼스를 SUV 모델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루스는 V8 4.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86.7kg.m의 비현실적인 슈퍼카급 성능을 SUV에서 선보였다.
달리기 성능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기 때문에 SUV다운 여유로운 실내 공간은 다소 아쉽다. 운전석과 1열 공간 위주로 차량이 구성되다 보니, 2열 공간은 다소 협소하고, 트렁크 공간도 넓지 않다.
SUV다운 공간 활용성 측면은 아쉽지만 높은 지상고를 통해 경험하는 편안함과 탁 트인 시야 덕분에 국내에서 벌써 200대가 사전 주문되었다. 또한 람보르기니의 기타 모델들보다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된 부분도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끌어올린 마케팅 요소로 볼 수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SUV의 선호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보수적인 성향의 럭셔리·슈퍼카 브랜드들도 점차 SUV 출시 비중을 높여가고 있으며, 고집스럽게 슈퍼카만 생산해온 페라리 조차도 곧 SUV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SUV의 실용성과 적재 능력 등은 세단과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에, SUV의 선호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고가 자동차 시장에서도 더 다양한 SUV 모델이 향후 출시 돼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